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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좋은 美경기…”한미 금리인하 더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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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 흐름을 보이면서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 당초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로 예상됐던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점 역시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 2.4%로, 1분기(2.0%) 실적과 시장 전망치(2.0%)를 모두 상회했다.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2만1000건으로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탄탄한 경제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미국 경기가 침체 없이 연착륙할 것이란 전망이 강해졌다. 이에 따라 Fed의 긴축 기조도 상당기간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채권 시장에 반영된 기대 인플레이션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 추가 긴축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Fed의 금리인상 종료 컨센서스에 균열이 가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안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GDP 성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자 하는 Fed의 노력에 맞서는 경제력을 반영한다”며 “올해 예상됐던 경기침체가 지연된다면 Fed는 결국 현재보다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은 Fed가 지난 26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끝으로 금리 동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데이터가 뒷받침되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올리는 것도 틀림없이 가능한 일”이라며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자 국제 유가도 오름세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31달러(1.66%) 오른 배럴당 80.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이후 첫 배럴당 80달러 돌파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런 매크로 판단이라면 금리의 향방은 매우 제한적인 하락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더라도 상당기간 현재 수준의 고금리를 유지한다면 한은 입장에서도 금리인하에 나서기 쉽지 않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Fed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약해졌지만 동시에 금리인하 시점도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환율 시장을 고려하면 Fed에 앞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은이 은행권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대출제도 개편에 나선 것도 금리인하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 27일 새마을금고, 농협,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 자금조달 문제가 생기면 신속히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은행권에도 기존 상시 대출제도인 자금조정대출의 적용 금리 등을 조정해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춰주는 내용의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레고랜드 사태와 올해 초 미국 SVB 사태 등으로 금융 불안이 커지자 일각에선 금리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한은은 금융 불안 가능성을 기준금리가 아닌 대출제도 개편으로 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유동성 문제는 유동성 공급을 통해 해결하고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금리 결정은 물가를 중심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며 “금융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한은도 오랜 기간 동결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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