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이 올해 2분기(4~6월)에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전망했다. 그간 PC 시장 침체에 짓눌렸던 인텔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회사 주가는 장후 시간외거래에서 8% 넘게 급등했다.
인텔은 27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한 129억49000만달러, 순이익이 14억81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3개 분기 만에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PC용 반도체 부문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매출이 6개 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최종 흑자로 전환한 점에 시장은 환호했다. 특히 2분기 매출은 월가 예상치(121억3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은 0.13달러로 이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웃돌았다.
코로나19 기간 집콕 열풍으로 대호황기를 맞았던 PC 시장은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재고가 대거 쌓이면서 지난 1년간 침체를 겪었다. 다만, PC 시장 침체는 서서히 완화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PC 출하량은 지난 2개 분기에 각각 30% 하락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11.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노트북과 데스크톱 프로세서가 중심인 인텔의 ‘클라이언트 컴퓨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68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이 전 분기의 38%에서 12%로 크게 줄었다.
PC 시장 개선에 힘입어 인텔의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인텔은 3분기에 129억~139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간 예상치인 134억달러는 월가 전망치(132억3000만달러)를 웃돈다. 예상 주당 순이익도 0.20달러로 전망치(0.16달러)를 상회했다.
후공정인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에 대한 기대감도 인텔의 주가를 밀어 올렸다.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 매출은 1년 전 5700만달러에서 2억3200만달러로 늘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파운드리 매출 증가가 첨단 패키징 덕분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그는 “업계에서 첨단 패킹징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고성능 컴퓨팅과 인공지능(AI)을 제공하는 데 필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분야에서 비즈니스가 진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겔싱어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인텔이 향후 4년 이내에 5세대 이동통신(5G용) 첨단 반도체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텔은 스웨덴 통신 장비제조업체 에릭슨과 5G용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인텔의 데이터센터 및 AI 등 서버칩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한 4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를 상회한 것이나, 인텔이 엔비디아에 관련 점유율을 크게 빼앗기는 등 뒤처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텔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약 90억달러 늘었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다른 반도체 회사들보다 증가폭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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