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이 기업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들과 머리를 맞댄다.
롯데는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신 회장 주재로 ‘2023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열고 그룹 경영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VCM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80여명이 참석한다.
롯데는 이번 VCM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디지털 변혁 등 기업 경영 환경 변화를 촉진하는 외부 요인을 점검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전망’, ‘생성형AI 의미와 비즈니스 활용’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다. 이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상반기 경영 실적을 돌아보고 해외 사업 전략, 효율적 투자 집행 등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등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 육성 현황과 계획도 공유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비전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3개 메가 플랜트, 총 36만리터(ℓ)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1개 플랜트당 12만ℓ 규모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며,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중장기 계획에 적합한 메가 플랜트 거점으로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낙점했다. 지난달에는 롯데지주,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4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헬스 앤 웰니스 다른 한 축인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9월, 유전자 검사, 건강 검진 등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운동용품, 맞춤 식단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을 오픈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셔틀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어 주요 사업군별 총괄대표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유통군은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라이프스타일, 식료품(그로서리), 데이터 커머스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 추진 방안을 논의한다. 올 하반기 유통군은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의 성공적인 오픈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백화점, 호텔, 오피스 등 복합단지로 구성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전통적인 부촌이자 외국인 거주 상권에 자리했다. 오픈 2년 차에 흑자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온라인 식료품 시장 1번지’로의 도약을 위한 움직임에도 속도를 낸다.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선보이는 최첨단 물류센터가 연말 부산에서 착공한다. 4만㎡ 규모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6개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오픈할 예정이며, 2032년에는 온라인 식료품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식품군은 기존 사업 밸류체인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글로벌 사업 확장 및 푸드 테크를 활용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 방안을 설명한다. 화학군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전지소재사업 및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육성전략을 공유한다.
한편 이날 VCM엔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참석한다. 신 상무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지난 1월 VCM에 처음 현장 배석한 바 있다. 최근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로 선임된 신 상무는 앞서 지난해 8월 롯데파이낸셜의 최대 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대표에 선임되기도 했다. 국내외 주요 행사엔 신 회장과 어김없이 동행해, 롯데그룹 3세 경영 승계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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