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취임 6개월여가 지났다. 연초 취임 일성으로 “미래 10년을 내다보고 농협금융의 비전체계와 그에 따른 새로운 전략과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중장기 청사진을 강조하고 나섰던 이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디지털과 글로벌, 합종연횡 등을 통한 신규 서비스 도전 등을 통해 미래 대비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5일 NH금융에 따르면 이석준 회장이 취임 이후 가장 강조하고 있는 핵심 경영전략 중심에는 디지털과 고객이 있다. 특히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보다 대면채널에 강점이 있는 NH가 모든 업무를 고객 관점에서 재구성하고 제로베이스(초기)부터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 시각이다.
지난 2월 이 회장 주재로 진행한 첫번째 농협금융 DT추진최고협의회에서도 그는 고객 중심 모바일 플랫폼 재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일관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그룹 UI·UX 품질관리 강화와 소규모 계열사의 플랫폼 개선 지원, UI·UX 표준 가이드 신규 정비에 대한 필요성이 제시됐다.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행동패턴을 꼼꼼히 분석하여 직관성과 편리함 증대에 초점을 맞춘 사용자 친화적 플랫폼을 설계하는 등 자체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계열사 별로는 은행의 경우 금융앱에 서비스형 플랫폼(PaaS)기반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해 안정성과 속도를 개선하고 비대면 채널 인프라 전면 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실제 농협은행은 올해 초 ‘NEW NH올원뱅크’ 앱을 출시한 데 이어 내년까지 풀 뱅킹(Full Banking) 서비스 구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농협금융과 경제계열사 간 연계한 농협 특화 제휴서비스를 도입해 금융·비금융 서비스의 확장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증권사의 경우 스마트워치에서 사용 가능한 앱을 구축해 고객 일상에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고 카드와 생명은 채널을 통합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NH의 변화 움직임은 해외 전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농협금융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속 해외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내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의 리빌딩(Rebuilding)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농협금융 전 점포의 사업구조에서부터 다시 진단한 후 개선과제를 선정해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디지털 기반 글로벌 비즈니스 본격 추진을 위해 2년차에 접어든 ‘동남아 디지털 공동투자 펀드’ 규모를 확대하고 현지 유망 핀테크·플랫폼사와의 협력을 다각화하고 해외점포 디지털 인프라를 확충하는데도 힘을 싣기로 했다. 아울러 농협금융 글로벌사업의 비유기적 성장을 위해 경제성장률이 높은 신흥국 중심으로 M&A 등 전략투자를 추진함과 동시에 현지 영업력 강화를 위해 자본이 필요한 해외점포에는 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NH는 금융권 안팎에서 새롭게 등장한 영역, 이를테면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등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실제 NH금융 그룹사 내에서 운영 중인 자산관리 관련 전문가 집단 ‘NH WM마스터즈’ 2기 위원에는 가상화폐(가상자산), NFT 등과 같은 디지털자산을 비롯한 대체투자 전문위원을 포함시켜 고객 자산관리 폭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협은행이 지난 4월 결성한 ‘토큰증권발행(STO) 컨소시엄’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NH를 구축으로 조각투자업체와 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다. 은행권은 토큰증권 법제화에 따른 은행권의 STO 시장 참여 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조각투자사업자 등 토큰증권 발행에 필요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채권을 직접 토큰증권으로 발행하거나 유통하는 시장을 구축하는 등 토큰증권 생태계 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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