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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현대카드 뒤를 이어 롯데카드가 업계 3호 상생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활성화 움직임에 동참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위해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15일 롯데카드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금융 취약계층, 소상공인을 위한 31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선다. 이번 상생금융 지원안은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프로그램 ▲대출금리 인하 ▲대출 상환기간 연장 및 소상공인에 대한 카드 이용금액 캐시백 ▲마케팅·영업 지원 등으로 구성됐다.
우선 기초수급자, 장애인, 한부모가정 등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체채권 감면비율을 10%포인트 일괄 확대해 최대 70% 감면하고 대환대출 프로그램 ‘나눔론'(고정금리 연 10%·최대 60개월 분할상환)을 운영해 상환 스케줄 정상 완납 시에는 이자를 전액 감면한다.
연소득 2000만원 이하 저소득 고객을 대상으로 신규 카드론 이자액을 최대 20% 할인하고(고객 당 1000만원 한도), 기존 카드론 대출 고객의 경우 대출 상환기간을 연장해 월 상환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개인사업자 대상 플랫폼 ‘셀리’를 통해 첫 달 발생한 롯데카드 매출의 가맹점수수료 50%를 1인당 최대 10만원까지 돌려준다. 가게 할인쿠폰 제작 및 롯데카드 디지로카앱 내 게시를 통한 무료 홍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할인쿠폰 비용의 50%를 지원한다. 신용카드·배달앱 매출정보 카카오톡 무료 알림 및 주변상권·내가게 이용 고객 무료 분석 서비스도 제공된다.
지역 특산품, 친환경 상품 유통, 지역민 고용 등 지역 경제를 살리는 소상공인 대상 마케팅 지원도 진행한다. 롯데카드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캠페인 ‘띵크어스’를 통해 롯데카드 회원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디지로카앱 띵샵 입점을 지원해 주고 입점수수료율 인하 및 띵크어스 상품 할인전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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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카드업계에서 내놓은 3번째 상생금융 지원책이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29일 이 원장의 방문에 맞춰 카드업계 최초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금융 취약 계층 대상 채무 정상화 지원 프로그램 및 소상공인 대상 마케팅 지원 등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구성됐으며 총 지원규모는 2200억원 수준이다.
이후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지난 7일 6000억원 규모의 상생 금융안을 발표하며 상생금융 릴레이에 동참했다. 금융 소외 계층에 대한 신규대출 지원, 상용차 구매 금융 지원,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프로그램, 영세사업자 구매금융 우대금리 운영, 소상공인대상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 등 금융 취약 계층에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내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신한카드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한카드 역시 지원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됐는데 ‘부담’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원책 뒤엔 금융당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서 시선을 돌려 2금융권에 상생금융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사들 자율적으로 지원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열린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굿네이버스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해 “최근 카드사 등 2금융권이 연체율 상승 등으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소상공인 등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이 과도하게 축소되는 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금융사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합리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서민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에겐 부담이다. 올해 1분기 기준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의 순이익은 5866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8089억원) 대비 27.5% 감소했다. 실적이 악화한 배경에는 가맹점 카드 수수료 수익 악화와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확대가 꼽힌다.
이를 의식한 듯 이복현 원장은 지원책 마련과 관련해 압박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지난 13일 ‘한화생명 포용적 금융·따뜻한 동행 상생친구 협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상생금융 노력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은행 등과는 달리 비은행, 캐피탈, 보험, 증권 등은 상품 및 건전성 관리, 운영 특성 상 상생금융 방안을 모색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결코 (상생금융 상품 출시 등) 여력이 없거나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상 적절치 않은 회사에 (상생금융을) 강권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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