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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굴리면 1억 남는다” 0.01%까지 내린 ETF수수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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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며 ETF 보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ETF 보수 인하가 반갑지만 자산운용업계 수익성이 훼손되는 ‘제살깎기’ 경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보수를 연 0.06%에서 0.01%로 파격 인하했다.

0.01%는 국내 ETF 보수 가운데 최저치에 해당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30일 기준 KB자산운용의 KBSTAR200TR, KBSTAR종합채권(A-이상)액티브 ETF 등의 보수가 연 0.012%로 최저치였다. 이번에 ACE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연 보수를 0.01%로 낮추며 업계 최저 수준이 경신된 것이다.

이는 국내 ETF 시장에서 ‘한국형 SCHD’ 고배당 ETF 경쟁이 과열된 영향이다. 미국 SCHD를 복제한 국내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줄줄이 상장하면서 투자자를 선점하기 위한 보수인하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찰스슈왑이 운용하는 SCHD는 미국 증시에서 최고의 배당성장형 ETF로 유명한 상품이다.

지난해 11월 신한자산운용은 월배당을 지급하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9,310원 ▲90 +0.98%)를 신규 상장했다. 이 ETF는 상품 기획 단계부터 월배당 구조로 설계해, 미국 SCHD의 매력에 월배당을 더한 비결로 출시 직후부터 개인 투자자에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당시 보수는 0.06%로 미국 SCHD와 동일했다. ETF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는 6개월여만에 국내 배당 ETF 중 순자산 1위에 올랐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선전에 지난달 20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한국형 SCHD’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10,100원 ▲40 +0.40%)를 신규 상장시켰다. 보수는 신한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절반인 0.03%로 책정했다. 미래에셋은 초기 설정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를 국내 주식형 ETF 중 역대 최대인 2830억원 규모로 상장하기도 했다.

‘ETF 강자’ 미래에셋의 등판에 신한운용은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연 보수를 0.03%로 인하하며 맞불을 놓았다.

신한운용과 미래운용의 배당킹 ETF 경쟁이 격화되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가세했다. 한국운용은 ACE 미국고배당S&P ETF의 명칭을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10,370원 ▲90 +0.88%)로 변경하고 11일자로 보수를 0.01%, 업계 최저 수준으로 파격적으로 내렸다. 또 분기마다 이뤄졌던 배당 주기도 신한·미래와 같이 ‘월배당’으로 변경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ETF의 연 보수가 0.01%인 경우 순자산 1000억원 기준 자산운용사가 받을 수 있는 보수는 1000만원에 불과하다. 순자산이 1조원까지 증가한다고 가정해도 1억원 밖에 받을 수 없어, 운용역 보수·운용비용 등을 감안하면 BEP(손익분기)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도한 보수인하가 국내 ETF업계를 망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ETF 보수 연 0.03%도 낮은 수준인데 심지어 연 0.01%까지 하락했다”며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보수를 인하하면서 사실상 ETF 운용사들이 다 같이 적자를 낼 수 밖에 없는 한국형 SCHD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보수를 파격 인하한 한국운용 측은 “ACE 미국배당다우존스같은 월배당 ETF는 연금으로 장기 적립투자하는 고객이 많아, 비용 절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보수를 크게 내린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운용사의 보수 인하를 적절히 활용해 투자하는 것이 좋은 장기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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