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고용률은 1982년 7월 이후 최고, 실업률은 1999년 6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늘어난 돌봄수요와 일상회복 효과에다 여성·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급속도로 늘어난 여파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3.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41년 만에 가장 높은 고용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0.8%포인트 늘어난 69.9%였다.
여성과 노인이 주도한 취업자 증가세
취업자는 지난달 2881만2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84만1000명이 증가한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33만3000명 증가했다. 증가세는 2021년 3월부터 28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증가폭은 지난 3월(46만9000명) 이후 4월(35만4000명), 5월(35만1000명)을 거치며 석달 연속 둔화되는 추세다.
실업자는 80만7000명으로 8만1000명 줄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08년 77만명 이후 가장 적다. 실업률 역시 0.3%포인트 하락한 2.7%로 14년 만에 최저다.
고용시장의 호황을 주도한 건 고령층과 여성이다. 연령별 취업자는 60대 이상이 34만3000명 늘어(0.8%포인트) 30대(5만명)와 50대(7만1000명)를 크게 앞질렀다. 성별로는 남성 취업자 증가폭이 전년 동월의 44만1000명에서 1만명으로 대폭 쪼그라든 반면 여성은 40만명에서 33만2000명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고령층과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 역시 각각 0.8%포인트, 1.1%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돌봄수요 증가와 코로나19 종료에 따른 일상회복 효과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289만7000명으로 12만6000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분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숙박·음식업종(11만6000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9만8000명)도 증가폭이 컸다.
고용시장의 호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출 경기가 불확실하고 제조업이 고용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복합적이라 상황을 예단하기 어려워서다. 기획재정부는 “제조업 및 건설업 고용 둔화 등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용 호조세가 공고화되도록 빈 일자리 해소방안을 통해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맞춤형 일자리 지원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아오른 고용시장에도 얼어붙은 청년·제조업
실제 양호한 고용현황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저조한 상태다. 제조업 취업자는 수출감소와 생산부진 등으로 1만명 줄면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6만2000명), 운수창고업(-3만9000명)도 부진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지표도 타 연령에 비해 저조했다. 청년 취업자는 394만7000명으로 11만7000명 줄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폭도 5월의 9만9000명에서 확대됐다. 40대 취업자도 3만4000명 감소해 12개월 연속 줄었다.
서운주 통계청 고용동향 사회통계국장은 “청년 취업자 감소는 인구감소와 기저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청년 고용률이 낮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저출산 기조로 청년층이 줄어드는 데다 지난해 6월 청년 취업자 증가폭이 10만4000명에 달할 정도로 좋아 상대적으로 감소세가 컸다는 설명이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54만6000명 증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임시근로자(-13만3000명)와 일용근로자(-11만5000명)는 감소했다. 비임금 근로자 가운데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8만1000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만5000명 늘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6만명 줄었다.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576만5000명으로 11만8000명 쪼그라들었다. ‘쉬었음’ 인구는 17만5000명 늘었으나 연로(-9만2000명)와 육아(-15만명) 등에서 감소했다. 구직단념자는 34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000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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