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한국 땅을 밟자마자 거센 항의 시위에 가로막혔다. 앞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통해 ‘방사능 영향은 무시해도 될 정도’라는 결론을 내린 데 대한 후폭풍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저녁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해 사흘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공항 귀빈용 출구 앞에 들어서자마자 시위대의 격렬한 항의를 맞닥뜨렸다.
시위대는 ‘IAEA 일본 맞춤 보고서 폐기하라’, ‘IAEA 사무총장 방한 반대’ 등의 푯말을 들고 “그로시 고 홈(go home)”, “해양투기 반대한다”, “그로시는 한국을 떠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고성을 지르며 비난하기도 했고, 경찰들과 몸싸움도 벌였다. 이로 인해 좀처럼 공항 청사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귀빈용 출구가 아닌 공항 2층을 통해 빠져나가려고 시도했다, 이를 발견한 시위대로 인해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귀빈실로 향했다. 결국 그는 비행기 도착 후 2시간가량이 지난 후에야, 시위대와 취재진의 눈에 띄지 않는 통로로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
외교사절이 한국을 찾자마자 항의 시위로 입국 길에서부터 난항을 겪은 것은 이례적이다.
여기엔 앞서 2년 3개월여간 검토를 통해 발표한 ‘IAEA는 오염수 방류 계획 종합 보고서’가 영향을 미쳤다. 이 보고서에는 “도쿄전력이 계획한 대로 오염수를 통제하며 점진적으로 바다에 방류할 경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할 것”이라고 내용이 담겼다.
그는 8일 오후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만난다. 아울러 9일 오전에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만나는 일정이 잡혀 있어 어떤 논의가 오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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