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식 중소기업중앙회 최저임금특별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최저임금 합리적 결정 촉구를 위한 중소기업계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얼마나 절박하면 동결을 외치겠습니까. 현실을 외면한 채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결국 고용도 기업도 사라질 것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앞두고 중소기업계가 연일 임금 동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의 여파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더 이상 타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와 최저임금 특별위원회는 3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2024년도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촉구하는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의 주요 지급 주체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고,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15개 업종별 협동조합과 협회 대표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은 열악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급능력을 고려해 동결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와 최저임금 특별위원회 위원 일동은 이날 입장문 발표를 통해 “지난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97.9%로 거의 2배가 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며 “노동생산성을 초과하는 인상으로 지난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276만명에 달하며 기업 역시 주휴수당과 4대 보험 등까지 더해져 체감하는 최저임금은 1만 1500원으로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의 당사자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최저임금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고용 감소’를 꼽았다. 위원회는 “최근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68.6%가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며 “키오스크 성장세가 가파르고 산업용 로봇 도입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최저임금으로 인한 현장 애로사항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이오선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00년 기업의 비전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 중이지만,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 그 꿈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을 것 같다”며 “이미 지난해에도 늘어난 인건비와 인력난으로 인해, 자동화 기계를 대출까지 얻어 무리하게 들여와 14억원 규모의 경영 손실을 입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장은 “슈퍼마켓, 편의점, 주유소 등 서비스업의 경우 높은 최저임금 부담으로 영업시간 조정 등 서비스 축소에 따른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최저임금을 규모별, 업종별로 구분 적용하고, 최저임금 결정주기를 최소 2년으로 확대해 기존 최저임금 수준에서의 경제·고용 상황 등을 충분히 분석·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문식 중기중앙회 최저임금 특별위원장은 “이번에 업종별 구분적용도 무산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실망이 크다”며 “가장 어려운 업종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 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진 반드시 심의를 마쳐야 한다. 최임위는 4일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1차 수정안 제시 등 최저임금 수준 논의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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