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가총액이 사상 최초로 3조 달러를 넘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40년래 최고의 상반기를 보냈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일 대비 4.38달러(2.31%) 오른 193.97달러로 마감하며 4일 연속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애플의 시가총액은 총 3조510억 달러(약 4024조원)으로 사상 최초로 3조 달러 및 40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환산 시 세계 7위인 프랑스(약 2조93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애플은 지난해 1월 3일 장중 3조 달러를 넘어선 적이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3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애플은 2018년 8월에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2020년 8월에는 2조 달러를 넘어섰고, 이후 2년 10개월 만에 3조 달러를 돌파하게 됐다.
이날 애플 강세는 미국 물가지표가 둔화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경제분석국 발표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요 관심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5월에 전년 동월 대비 4.6% 오르며 예상치와 전월치인 4.7%를 하회했다. PCE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에 그치며 2021년 4월 이후 2년여 최저치를 나타냈다.
연준이 주시하는 물가지표가 둔화됨에 따라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됐고, 금리 인상을 크게 받는 기술주들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연출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인 엔비디아는 4% 가까이 올랐고 이외 메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주들도 대거 상승했다.
자산운용사 B.라일리 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 아트 호건은 애플 강세에 대해 “지금까지 존재했던 위대한 공개 거래 기업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애플은 계속 성장하면서 매출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고, 주주 친화적인 경영진을 보유해 자사주를 매각하고 배당을 지불한다. 또한 단단한 재무 구조와 함께 강력하고 방어가 가능한 현금 흐름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올해 들어 49% 가량 상승하며 올해 상반기를 마감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 역시 기술주 대거 상승했다. 나이키가 실적 부진에 하락했지만 기술주 강세가 이를 상쇄했다. 다우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500은 각각 0.84%, 1.23% 상승했고, 나스닥은 1.45%나 오르며 상반기 마지막 장을 마쳤다.
이에 상반기 다우와 S&P500은 각각 3.8%, 15.9% 올랐고 나스닥은 31.7%나 급등하며 1983년 이후 40년래 최고의 상반기를 보냈다.
여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단연 기술주들로, 작년에는 연준의 광폭 금리 인상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긴축 사이클 종료 전망과 함께 ‘챗GPT’발 열풍에 따른 AI 관심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그 중에서도 ‘7공주’라 일컫는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소수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상승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증시 상승이 소수 빅테크 기업들에 편중됐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및 긴축 우려 속에서도 증시가 선방한 데에는 이들 기업들의 공이 컸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주식 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AI에 대한 관심이 다른 신기술에 대한 관심보다도 더욱 크다며 관련 기술주들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비쳤다.
그는 관심도 측면에서 “현재 AI에 대한 상황을 1, 2년전 메타버스 및 가상 현실과 대조해볼 수 있다”며 “(AI는) 실제적으로 주문이 이루어지고 있다. 실적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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