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 보유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인 이천 M16 전경. / 사진 = SK하이닉스 제공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노사가 임금협상 합의안을 도출한 지 나흘 만에 재협상에 들어가게 됐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기술전임직노조는 내부 대의원 투표 결과 지난 26일 마련된 임금협상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기로 했다. 51 대 144의 비율로 압도적 부결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26일 3차 임금교섭에서 올해 연봉 인상률을 총 4.5%로 정했다고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에 지급하는 형태다. 기술사무직과 기술전임직(생산직)의 임금 체계가 각각 연봉제·월급제로 다르지만, 4.5% 인상율을 기술전임직 기준으로 계산하면 월 평균 18만 6214원 오른다.
노사는 지난 4월 삼성전자가 노사협의회에서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4.1%로 결정한 것을 의식해 0.4% 높은 인상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 내부적으로는 흑자 전환 시기가 명확하지 않고, 시행 시점에 올해 임금인상분을 소급하여 지급하는 방안에도 불만이 나왔다. 만일 내년에 퇴직하는 근로자의 경우 인상 소급분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 내에서는 사측의 제안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라며 “내년에 인상분을 소급해 받아 봐야 결국 손해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라고 말했다.
아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무직 노조와의 협상도 처음부터 다시 진행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이천 생산직 노조와 청주 생산직 노조, 기술 사무직 노조 등 3개로 나뉜다. 이천과 청주 생산직 노조가 전임직 노조라는 이름으로 매년 5~6월 함께 임단협을 여는데, 총상 전임직 노조와의 임금 협상이 타결되면 사무직 노조는 거의 비슷하게 협의한다.
이날 부결로 SK하이닉스 노사는 처음부터 임단협 테이블에 다시 앉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상생’을 강조하며 노사가 함께 하반기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원팀’으로 뛰어야 하는 시기에 합의안 도출이 미뤄지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양측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의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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