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장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천연가스가 반등하는 모습이다. 슈퍼 엘니뇨에 냉방 수요가 늘었고 이에 따라 전력 생산에 필요한 천연가스 소비수요 역시 늘어나면서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관련 상품의 단기 투자는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높은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헨리허브(HH)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42% 증가한 100만BTU(열량단위) 2.60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00BTU당 10달러 부근까지 올랐던 천연가스 가격은 계속 하락해왔다. 따뜻한 겨울날씨로 인한 난방수요 감소와 함께 원자재 투기매매 현상이 줄어들어서다.
올들어 100BTU당 2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던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 엘니뇨로 인한 냉방향 전력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더 높아지는 기상이변 현상을 일컫는다.
그중 글로벌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의 천연가스 소비수요가 증가하고 재고가 감소한 게 가격 상승을 유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등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재고 수준은 예상(950억입방피트)보다 낮은 수준인 840억입방피트로 집계됐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의 반등 추세는 최소 8월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매년 5월말부터 냉방시즌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냉방향 전력 수요는 당분간 천연가스에 우호적인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의 상황도 좋지 않다. 최근 네덜란드 정부는 환경 문제로 유럽 최대 규모의 가스전인 흐로닝언 가스전을 영구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흐로닝언 유전이 폐쇄되면 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천연가스 가격 반등에 관련 투자상품들은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2배로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1,505원 ▲25 +1.69%)는 이달 들어 22.36%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현재의 가격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엘니뇨로 인해 냉방수요가 늘어나는 건 맞지만 그에 따라 천연가스의 최대 수요처인 난방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여름철 냉방 수요는 긍정적이나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난방 수요는 기대 이하일 수 밖에 없다”며 “계절적 단기 매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고 원자재 선물의 특성상 높은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에선 유럽국가로의 미국 LNG 수출이 늘어날 걸 감안하면 천연가스의 구조적인 수요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0만BTU당 2달러를 기준으로 향후 미국 천연가스는 회복한 프리포트 LNG 터미널 수출물량을 바탕으로 상승할 여력이 크다”며 “4~10월 천연가스 수요 비수기에도 유럽, 아시아로 수출되는 LNG 물량들을 바탕으로 천연가스의 구조적 수요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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