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공유 오피스 겸 스테이 오피스제주 |
제주공항에서 동쪽으로 차로 20분쯤 거리. ‘육지’에서 온 젊은이들이 모여 ‘열일’하는 공간이 있다. 시원하게 뚫린 통창으로는 조천항 주변 평화로운 마을이 보인다. 높은건물이 없어 제주도 북쪽 바다가 수평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천장도 높아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제주도에 기반을 둔 공유오피스·스테이 스타트업 오피스(O-PEACE)는 도시근로자가 평화롭게 일할 수 있는 ‘휴양지 오피스’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제주에서도 한적하고 평화로운 곳을 찾았다. 시끌벅적한 파티나 요란한 관광명소가 없는, 마음 편하게 머무르며 일할 수 있는 ‘스테이오피스’ 두 곳(조천점·사계점)을 운영중이다. 지난 14일 방문한 오피스제주 조천점은 “네가 일할 때 평화롭길 바라”라는 이 회사의 모토가 최적화된 공간이었다.
한국에서도 일하면서 쉬는 ‘워케이션’ 문화가 제주와 동해 등에서 확산되고 있다. 몇몇 대기업들도 복지의 일환으로 직원들을 ‘휴가지’로 보낸다. “바다를 보며 작업에 집중하기 좋은 최적의 공간이에요. 화상회의 등 업무에 필요한 것들이 다 갖춰져 있어요”. 한 이용객의 말이다.
공유 오피스 건물과 숙소가 분리돼 있다. 이용객들은 짧게는 일주일 이내, 길게는 한 달 이상까지 머물면서 공유 오피스를 이용한다. 박성은 오피스 대표(CEO)는 “숙박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각자 회사에 속해있기 때문에 낮 시간에는 출근한것처럼 공유오피스에서 일하고 업무시간이 끝나면 자유를 즐긴다”고 말했다.
외지에서 온 손님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여가시간에는 요가, 제주오름 등반, 사운드워킹(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트래킹하는 프로그램) 등을 즐길 수 있다. 박 대표는 “서핑 등 격렬한 액티비티는 지양하고 일할 때도 쉴 때도 평화롭고 차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며 “바베큐 파티보다는 ‘불멍’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제주도 공유 오피스 겸 스테이 오피스제주 |
박 대표는 제주에 오기 전 서울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했다. ‘번아웃’이 와 그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제주 이민’을 결정했다. 제주에 온 지 3년만인 지난 2019년 이 사업을 시작했다.
시작은 공유오피스였다. 숙박까지 추가한 이유는 ‘니즈’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제주에선 뭘 하든 숙박이 같이 있으면 시너지가 난다”고 했다.
건물을 임대해 직장인들이 단체로 찾아 일도 하고 워크숍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사계점은 건축사 경험을 살려 오래된 호텔을 직접 리모델링했다. 그는 “서울에 있을 때랑 일이 더 빨리 잘되고 스트레스가 확실히 덜하다”며 “회사 차원에서 소규모로 팀별로 3~4명씩 이곳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개발자와 프로그래머, 작가 등 다양한 직군이 모인다.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며 자발적 커뮤니티가 생성되고 정보교류의 장 역할까지 생겼다.
에어비앤비 리포트에 따르면 여행자의 여행자의 19%가 원격으로 일하면서 여행한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한달살기 등 장기숙박과 ‘리모트 워크’가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됐음에도 여전히 기업들은 워케이션을 복지로 활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퍼시스 등 굴지의 기업 직원들이 이곳을 찾는다. 디캠프와 아산나눔재단 등 스타트업 지원기관들도 이곳에 머물 비용을 지원해준다. 계열 리조트와 연수원이 있지만 ‘미래 업무 방식’을 실험하기 위해 오피스 제주를 이용하는 기업도 있다.
박 대표는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지내는 곳과 대비되는 공간에 만들길 원했다”며 “제주 안에서도 더 시골같은 한적한 곳으로 도시로부터 고립되면서 피곤함을 떨쳐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편 오피스는 2019년 11월 오피스제주 조천점(공유오피스)를 열고, 2020년 1월에는 오피스스테이를 시작하며 점차 숙소를 늘려갔다. 2011년 말에는 한국관광고사 우수관광벤처로 선정되기도 했다. 2022년 초 장기숙박을 시작했고, 지난해 7월에는 2호점인 오피스제주 사계점을 열었다. 지난 5월에는 제주관광공사 선정 J-스타트업 1위로 선정됐다.
제주도 공유 오피스 겸 스테이 오피스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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