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엔 환율이 4.87 오른 909.78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3.6.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역대급 ‘엔저’로 원/엔(100엔 기준) 재정환율이 8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가운데 엔화예금 등 이른바 ‘엔테크’ 수요가 늘고 있다. 투자나 일본 여행을 목적으로 엔화 값이 쌀 때 엔화예금에 여윳돈을 넣어두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5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거주자의 엔화예금 잔액은 62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 새 9억3000만달러 늘었다.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1327.93원)로 환산하면 1조23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엔화예금이 늘어난 건 최근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2015년 6월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원화 가치 상승)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908.8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4월 6일 기록한 연고점(1003.61원)과 비교하면 약 두 달 여만에 100원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19일에는 897.49원을 터치하며 2015년 6월25일(897.91원) 이후 약 8년 만에 800원대를 찍기도 했다.
한은은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자금 일시 예치와 개인의 여유자금 예치 등으로 엔화예금 잔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엔화 약세는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기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자료=한은 |
한편 지난달 기업예금을 중심으로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전월 말보다 54억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말 기준 달러화예금과 유로화예금 잔액은 4월 말 대비 각각 30억9000만달러, 12억9000만달러 증가한 822억9000만달러, 57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은 “기업의 해외자회사 배당금 및 해외직접투자 자금 일시 예치 등으로 달러화와 유로화예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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