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방미 기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ANI통신은 20일(현지시간) 모디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노벨상 수상자, 경제학자, 과학자, 기업가 등 24명을 만날 예정이며 이 명단에 머스크 CEO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모디 총리가 머스크 CEO와 어떤 대화를 나눌지는 아직 불명확 하지만, 테슬라 인도 투자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테슬라는 인구 대국인 인도 시장 진출을 수년간 모색해왔다. 하지만 인도 정부와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테슬라는 지난해 인도 진출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테슬라와 인도 정부는 인도가 수입차에 부과하고 있는 고율 관세를 두고 입장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인도는 4만달러(약 5150만원)를 초과하는 수입차에 100%, 그 이하에는 70%의 관세를 부과한다. 테슬라는 인도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같은 관세 제도가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보고 인도 정부에 수입세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세금이 줄어들면 해외에서 생산한 차량을 인도에 판매해 시장 반응을 파악한 뒤 현지 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테슬라의 계획이었다.
인도 정부는 완강했다. 미국이나 중국에서 만든 차를 수입해 인도에서 팔 구상을 하지 말고, 인도 현지에서 차를 생산해 판매하라는 게 인도 정부의 요구였다. 제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을 펼치고 있는 모디 총리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머스크 CEO는 “테슬라는 자동차 판매 및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곳엔 공장을 두지 않겠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테슬라가 포기하기에는 인도는 너무 큰 시장이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의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재 인도의 전기차 보급률이 2%대로 낮은 상태다. 그만큼 잠재력이 뛰어난 시장이라는 얘기다.
모디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테슬라가 인도 정부와 현지 공장 설립 논의를 재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테슬라가 인도 정부 측에 국내 판매 및 수출용 전기차 생산 공장 건설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당시 인도를 방문 중인 테슬라 고위 경영진은 모디 총리 사무실을 방문했으며, 정부 부처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 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올 연말에 신규 전기차 공장 부지를 결정한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에 여전히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물론이다”고 답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오는 22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외국 정상 국빈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국빈 방미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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