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은 함박웃음…갑작스레 증가한 외국인에 불편 호소 목소리도
동구 등록 외국인 수 5천615명, 전년 동월 대비 66% 늘어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깜짝 놀랄 만큼 손님이 많아요. 전보다 서너 배는 늘어난 것 같아요.”
16일 오후 1시 30분 울산 동구 남진길 ‘꽃바위 외국인 특화거리’.
한 베트남 음식점에서 일하는 A씨가 바빴던 점심시간을 지나고 겨우 숨을 돌렸다.
열 평 남짓한 이곳에는 지난 주말 하루에만 100명 넘는 손님이 방문했다.
주말 동안 이곳을 부산하게 채운 것은 인근 조선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조선소가 자리 잡은 국내 최대의 조선업 도시다.
한때 극심한 조선업 불황을 맞으며 이 거리도 함께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 수주 호황과 업계 인력난이 맞물리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돌아오자 이곳 상권에도 덩달아 훈풍이 불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에 따르면 두 곳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현재 3850여 명.
이 중 1300여 명이 지난해 11월 이후 들어온 신규 입사자다.
꽃바위 외국인 특화거리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B씨는 이날 밝은 표정으로 “요즘은 점심시간이 되면 조선소에서 온 외국인들로 가게가 꽉 들어찬다”고 자랑했다.
6년 전 이곳에 서양식 선술집(Pub)을 차린 한 자영업자는 “낮에는 그래도 한국인 비중이 높은데, 저녁에는 퇴근한 외국인들로 시끌시끌하다”며 “한참 불황일 때 문을 닫았다가 최근에 다시 오픈한 가게들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5월 기준 동구 등록 외국인 수는 5천615명.
전년 동월(3천386명) 대비 66% 늘었다.
2021년 5월(2천888명)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인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조용한 동네에 갑작스레 증가한 외국인들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야간 소음에 대한 인식 차이, 문화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외국인들이 밤에 동네를 걸어 다니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확실히 전에 비해 외국인들이 많아졌다”며 “저녁이 되면 바깥을 다니기가 좀 무섭다”고 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외국인 관련 범죄 예방과 기초 법질서 교육을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소속 외국인 근로자 전원을 대상으로 국적별 릴레이식 범죄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에서 주의해야 할 범죄 유형과 대응 요령을 기본으로 교육하고, 최근에는 마약·성범죄 관련 내용을 집중 교육 중”이라며 “현재까지 5개국 근로자 1천여 명을 대상으로 교육했다”고 밝혔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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