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이 있으면 무려 6종에 달하는 소화기계 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주현 교수와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20~30대 발생하는 소화기계 암의 특성을 분석해 최근 결과를 미국 종양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50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젊은(조기 발병) 소화기계 암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을 자신하다 보니 일반적으로 암을 늦게 진단받는 사례가 많아 사망률이 높고, 치료 후에도 합병증과 재발 위험이 큰 편이다. 가정·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개인을 넘어 가족, 사회적인 손실이 막대하다.
이에 국내 연구팀은 젊은 소화기계 암의 예방·관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 정보를 토대로 526만명의 20-39세(평균 나이 31세)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은 ‘지방간’으로 지목됐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총 1만 4565명이 소화기계 암을 진단받았는데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지방간이 없는 사람보다 위암, 대장암, 간암, 췌장암, 담도암, 담낭암 등 총 6종의 암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은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병이다. 전체 간의 5% 이상이 지방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원인에 따라 과도한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약물 복용, 운동 부족, 고칼로리 식단 등이 관여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비율이 전체의 9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박주현 교수는 “젊은 나이라 할지라도 지방간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소화기계 암을 예방하고 합병증, 사망률을 감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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