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슈머'(Fun+Consumer)를 겨냥한 게임과 주류업계 컬래버레이션이 늘고 있다. 펀슈머란 물건을 구매할 때 재미를 추구하며 SNS에 소비경험을 적극 공유하는 MZ세대를 일컫는다. 주류업계는 구매력을 갖춘 20~30대 게이머에 신제품을 홍보하고 게임사는 새로운 바이럴 마케팅으로 게임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어 ‘윈윈’이란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최근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 맥주를 출시했다. 국내서 품귀현상을 빚은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처럼 캔 뚜껑 전체를 따 풍성한 거품을 즐기는 맥주다. 여기에 CU는 온라인 FPS(1인칭 총쏘기 게임) ‘서든어택’의 수류탄 같은 느낌이 나도록 캔 뚜껑을 딸 때 생일 폭죽 수준(90~100데시벨)의 ‘펑’ 소리가 나도록 했다.
CU는 이번 제품을 기획하며 넥슨에 먼저 협업을 제안했다. 넥슨의 스테디셀러인 서든어택은 20~30대에 익숙한 IP(지식재산권)인 데다, 수류탄 맥주 콘셉트를 전달하기에도 안성맞춤이어서다. 양사는 게임 충성도가 맥주 소비로 이어지도록 맥주 구매 시 게임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 쿠폰 이벤트도 진행한다.
△껌은사막(껌) △감은사막(샴푸) △김은사막(김) 등 ‘검은사막’ IP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온
펄어비스도 지난달 ‘검은사막걸리’를 출시했다. 검은사막에 조선 풍경의 신규 지역 ‘아침의 나라’를 선보이며 마케팅 수단으로 한국 전통주 막걸리를 택한 것이다. 막걸리가 더 이상 40대 이상이 즐기는 ‘아재 술’이 아니라 20~30대도 즐기는 ‘힙걸리’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검은사막걸리 구매 시 PC·모바일·콘솔에서 쓸 수 있는 쿠폰도 제공한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이용자들에게 게임 밖에서도 재미와 혜택을 제공키 위해 검은사막 컬래버 시리즈를 진행 중”이라며 “검은사막걸리와 같은 협업제품은 저렴한 가격에 이색적인 재미까지 더해지다 보니 출시 제품마다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존 이용자 이탈 방지…게임사 매출효과는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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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소주·와인도 있다.
엔씨소프트가 가수 박재범과 손잡고 출시한 ‘원소주 클래식 리니지W 에디션’ 3종은 7개월 만에 약 172만5000병이 판매됐다. 팝업스토어 ‘혈맹원'(血盟WON)엔 일평균 1000명 이상 방문, 나흘 만에 한정판 1만5000병이 완판됐다. 원스피리츠 관계자는 성공 요인으로 “두 브랜드 모두 팬덤이 탄탄하고 30~40대 절대적 지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린저씨'(리니지를 즐기는 아저씨의 준말)의 구매력에 신세계L&B의 주류유통채널 와인앤모어도 ‘리니지2 암살자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를 구매한 이용자는 “암살자 캐릭터 악마의 단검을 형상화한 와인 받침대가 탐났다. 리니지 피규어 중 가장 멋지다”라며 주 소비자층의 연령대를 고려한 매력적인 컬래버레이션”이라고 후기를 남겼다.
다만 협업 제품 판매가 게임사 매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메이플스토리 빵’은 공전의 히트를 하며 누적 1200만개 이상 판매됐지만, 넥슨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이용자 유입 효과도 크지 않다. 그러나 게임 IP를 확장하고 기존 이용자 이탈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넥슨 관계자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과 협업하면 게임 밖으로 IP 확장 및 브랜딩 효과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업 제품에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이 포함되다 보니 신규보단 기존 이용자의 선호하는 이벤트”라며 “게임을 잠깐 쉬는 휴면유저의 복귀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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