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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 치료제는 그저 앱? NO “일상을 함께하는 AI 간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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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로완 강성민 대표-임도형 CTO 인터뷰

로완의 강성민 공동대표(오른쪽)와 임도형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는 IT 기술을 적용해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관리·치료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알약·캡슐(1세대 치료제), 항체·세포(2세대 치료제)에 이은 3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그저 애플리케이션(앱)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디지털 치료제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캐주얼 게임을 하듯 간편히 사용하기 때문에 별다른 의료적 기술이 없는 것 아니냐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경도인지장애를 치료하고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디지털 인지훈련 프로그램 ‘슈퍼브레인’을 개발한 DTx 스타트업 로완(ROWAN)은 이 같은 오해를 불식할 기술력을 슈퍼브레인에 담았다.

얼핏 보면 단순한 두뇌 훈련 게임처럼 보이지만 슈퍼브레인에는 고도의 의료적 지식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돼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출신의 공동 창업자와 20여년 개발자 경력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이를 뒷받침한다.

맞춤형 ‘정밀의료’ 통해 환자의 인지능력 증가 훈련



“보통 어떤 병이 있으면 환자들 거의 대부분 똑같은 약을 먹는다. 표준화된 치료다. 하지만 의학의 목표는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다. 환자의 나이·성별, 증상은 무엇이고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강성민 로완 공동대표는 “병명이 같은 질환이라고 해도 환자마다 일상생활과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밀의료는 개인의 유전정보와 생활습관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맞춤형 진단·치료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패러다임이다. 정부도 정밀의료를 미래 의료산업의 핵심으로 삼고 국내 기업의 시장 창출을 돕고 있다.

로완이 개발한 슈퍼브레인은 뇌 인지 기능 정보를 수집·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AI 초개인화 기술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능력을 증가시키는 훈련을 제공한다. 초개인화란 이용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강성민 대표는 “경도인지장애라는 하나의 진단을 받지만 환자들은 백이면 백 모두 조금씩 다른 증상을 갖는다. 슈퍼브레인은 각자에게 가장 필요로 하고 도움이 되는 훈련을 통해 인지기능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고 했다.

슈퍼브레인에는 개인 인지수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간 학습 콘텐츠를 추천하는 자동화 평가 알고리즘 기술이 적용돼 있다. 동시에 딥러닝 기반 인지개선 지표 평가 개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도 구현돼 있다.

임도형 로완 CTO는 “DTx에 AI가 들어가지 않으면 핵심이 없는 것”이라며 “특화된 AI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AI를 통해 환자에게 어떤 콘텐츠를 제시하면 점수가 몇 점 나올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을 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일대일 치료사 붙어 있는 것처럼 훈련 설계”



강 대표는 “정상인의 경우 매년 1~2%가 치매로 진행되는 데 비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많게는 매년 15% 수준이다. 결국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약 80%가 6년 안에 치매로 가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경도인지장애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할수 있는 방법은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인지훈련과 인지저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을 포함해 매일 꾸준히 치매를 예방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걸 위해 1주에 2~3번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령자에게는 신체적으로 무리인 경우가 많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다. 의사가 환자 혼자 할 수 있는 인지훈련과 프로그램을 알려줘도 집에서 꾸준히 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슈퍼브레인은 ‘집에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인지훈련을 목표로 개발됐다. 강 대표는 “병원에 자주 가서 비싼 비용을 내지 않더라도 혼자서 집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병원에서 일대일로 치료사가 붙어서 하는 것처럼 훈련 프로그램이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임 CTO는 “치매는 어르신들이 음식을 얼마나 섭취하는지, 운동을 비롯해 노화 진행 등이 전반적으로 모두 관여된다. 슈퍼브레인은 단순히 치매만 관리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전체적인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

자체 AI 모델로 인지능력 개선 효과성 입증



슈퍼브레인의 효과성은 60세 이상 152명을 대상으로 2019년 5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진행한 임상시험으로 입증했다.

슈퍼브레인 기관형·재가형, 프로그램 미참여자 등 3개로 그룹으로 임상을 진행한 결과, 인지능력 측정검사 지표인 RBANS(Repeatable Battery for the Assessment of Neuropsychological Status) 점수에서 미참여 노인들의 점수가 하락했다.

반면 참여한 노인들의 점수는 5점 가량 향상됐다. 아울러 뇌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며 인지기능저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뇌유래성장인자 BDNF(Brain-Derived Nutrient Factor) 수치도 미참여 그룹에 비해 기관형 참여자 그룹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임도형 CTO는 “환자에 맞춤화된 디지털 콘텐츠를 추천하기 위해 특화된 모델을 개발했다”며 “이는 연구개발돼 공개된 딥러닝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자체적으로 설계 개발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용자-콘텐츠 간 상호작용 결과를 예측하며 특정 환자에게 적절한 콘텐츠를 찾아내고 추천할 수 있다. 가령 기억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기억력과 관련된 컨텐츠를, 특히 저하된 정도에 맞게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콘텐츠를 추천한다”고 했다.

식약처·FDA 승인 추진…”환자의 일상을 바꿔 치매 예방”



로완의 강성민 공동대표(오른쪽)와 임도형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슈퍼브레인은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의료기기 해당 여부를 확인받았다. 식약처는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에 따라 슈퍼브레인(DEX)를 ‘인지치료 소프트웨어(E06060.02,2등급)로 분류했다.

이는 슈퍼브레인이 향후 식약처 인증 절차를 완료하면 웰니스 제품이 아닌 의료기기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로완은 지난해 12월 임상 GMP(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인정서) 심사를 받았으며 인증 결과를 대기 중이다.

로완은 임상 GMP 인증을 받은 뒤 식약처의 의료기기 임상시험계획 승인과 함께 IRB 승인을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IRB는 의학연구가 환자나 일반인 등 연구대상자의 안전·복지·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사전 심의해 연구를 진행하도록 승인하는 절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추진한다. 임 CTO는 “슈퍼브레인의 식약처 인증을 마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FDA 승인 과정도 준비할 계획”이라며 “현재 CRO(임상시험수탁기관)를 선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치매를 예방하려면 운동·식단 등 라이프스타일 전체가 바뀌어야 하는데 누군가 옆에 계속 붙어서 일대일로 하기가 어렵다”며 “병원 안에서만 이뤄지는 의료를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넓히고 환자의 일상을 바꿔 치매를 막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치매로 진행될까 두려운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병원에서 슈퍼브레인을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하겠다”며 “경제적 부담을 덜면서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슈퍼브레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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