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리터러시 키우자 ②-2] 디지털 디바이드보다 더 무서운 AI 디바이드 온다
전례 없는 AI 기술의 발전이 우리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사회와 경제 시스템, 나아가 인류의 삶 자체가 뒤바뀔 조짐이다. 우려와 공포감도 크다. 그러나 AI와의 공존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AI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사회적 혼선과 불안을 줄여야 한다. 도구로서 AI를 정의하고 윤리적 활용법, 인간과 AI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국민적 AI 이해도와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AI 리터러시 키우자’ 연중 캠페인을 시작한다.
은행이나 매장 키오스크 앞에서 머뭇대다 돌아서는 고령층들은 ‘디지털 소외’를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생성형 AI(인공지능)을 멀리하면 1970~80년대생마저 비슷한 장면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는 보고서 작성을 위해 자료 수집부터 구성·작성까지 몇 시간이 걸린 반면 생성형 AI에 익숙한 이는 코파일럿에 주제를 입력해 불과 몇분만에 초안을 다듬고 간단한 보고서를 완성한다. 디지털 디바이드보다 더 무서운 ‘AI 디바이드’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 4월 발표한 설문에서 20대는 48%, 30대는 36%, 40대는 25.6%, 50대는 21.4%가 ‘챗GPT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4050세대 중 챗GPT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고 답한 사람은 16.8%에 불과하다. 이는 2030세대(37.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생성형 AI 시대의 도래가 과거 인터넷 발명에 견줄만큼 중대한 사건이라 표현한 빌 게이츠의 말처럼, 도서관과 백과사전에서 자료를 찾다 인터넷 검색으로 전환하는 시대를 경험한 중장년층은 생성형 AI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력하다고 본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생성형 AI의 영향력이 지속될 것’이라 답한 세대는 50대가 89.2%로 가장 많았고, 40대(82.8%), 30대(80.8%), 20대(72.2%) 순이었다.
결과적으로 4050세대는 생성형AI의 위력을 실감하면서도 오히려 일상에서 직접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정부가 최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시대에 필요한 논리적 사고력·정보검증능력 등 AI 리터러시 교육 과정 개발에 나선 것도 이때문이다. 초중고교생을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평생 교육 개념에서 전 국민의 AI 리터러시 함양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성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포용정책팀 과장은 “하반기부터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AI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분들과 실제 강의를 진행해본 후 설문을 받아 전반적인 AI 리터러시 교육 관련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성형 AI 시대에 요구되는 어떻게 하면 잘 질문할 수 있는지, AI 답변의 신빙성을 어떻게 습득할 수 있는지 등 과정을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AI 리터러시 교육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디지털 배움터에서 새로 회원가입을 해야 하고 영어가 많은 챗GPT나 바드를 가르쳐서는 AI에 대한 중장년층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기 힘들 수도 있다”며 “카카오톡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는 애스크업(Askup)처럼 접근성이 높은 서비스를 소개하고 첫 경험을 쉽게 열어주는 방식으로 교육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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