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증시 주도주는 2차전지였던 만큼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고공행진하던 2차전지 주가 상승세가 지난달 중순부터 주춤하는 상황에서 올 하반기에도 2차전지 ETF가 계속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상품(9일기준)은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ETF로, 수익률 104.53%를 기록했다.
‘TIGER 2차전지테마’ ETF도 수익률 91.26%로 상위 4위에 올랐다. 이외에 ‘KODEX 2차전지산업’, ‘KBSTAR 2차전지액티브’, ‘TIGER KRX2차전지K-뉴딜’ ETF의 수익률은 각각 70.37%, 56.90%, 49.13%였다.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 ETF만이 2차전지 ETF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2차전지 ETF는 올해 들어 계속해서 오른 만큼 지난달 중순부터 주춤한 모양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2차전지 기업들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친환경 정책 기조 강화, 최대 경쟁자인 중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제약으로 장기 실적 가시성 매우 높다”며 “최근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인 하락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도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2차전지 기업의 주가를 달리게 한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가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RA는 미국 국익을 위한 흔들림 없는 정책”이라며 “부채한도 협상을 기점으로 한국 2차전지 기업들이 받는 IRA 혜택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걷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앞으로도 중국과 일본 업체 대비 한국 2차전지 업체가 주목을 받을 것이란 예측이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설 사이클과 한국 업체들의 가파른 실적 성장 등을 고려하면 한국 장비 업체들의 성장이 부각되는 사이클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리튬 가격이 반등하고, 소재·광물 수급이 개선된 것 역시 2차전지 기업들의 이익률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 달 동안 탄산리튬 가격은 중국 스팟 시장에서 57% 상승했다.
올 하반기에는 2차전지 기업들의 대규모 수주 소식도 기대된다.
박 연구원은 “이달부터 2차전지 기업들의 본격적인 대규모 발주가 시작될 것”이라며 “올해 장비 발주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340Gwh(기가와트시)로 추정한다”고 했다.
이어 ” LG에너지솔루션의 애리조나 물량이 올해 발주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상향이 지속될 전망이다. 주요 장비 업체들의 2차전지 수주잔고 추이는 내년까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미 주가가 상승한 만큼 단기 변동성 등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면밀히 고려해야 할 것은 매우 높은 수준에 형성되어 있는 멀티플의 디레이팅(De-rating·주가수익비율 하락)”이라며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세 자체는 확고하나, 점진적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조언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빠듯한 배터리와 소재 수급은 2026년부터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젠 양적 성장(추가 증설)보다는 질적 성장(이익)에 초점을 맞출 시기”라며 “실적 안정성과 가파른 성장성을 모두 겸비하고 있는 배터리 업체와 매 분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동박·분리막 업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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