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촬영 장소였던 작은 스위스 마을 이젤트발트. 사진 ㅣtvN |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소개된 스위스 이젤발트가 밀려드는 아시아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는 인증샷을 찍으러 부두에 들어가려면 통행료 5프랑(7000원)을 내야 한다.
9일(현지 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브리엔츠 호수 기슭에 있는 마을 이젤발트에는 지난해에만 관광객 약 40만명이 찾아왔다.
현지 관광사무소 직원인 티티아 바일란트는 “관광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온 관광객이 얼마인지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주민 1명당 1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아시아 관광객의 유입이 달갑지만은 않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이젤발트에 주차, 쓰레기, 소음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다. 지난 여름엔 매일 최대 20대의 버스가 도착해 교통 체증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 유입으로 발생한 경제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일란트에 따르면 단체 관광객은 관광버스에서 내려 사진만 찍고 5분 만에 떠나고, 음식도 모두 가져와 지역 레스토랑을 찾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 역시 대부분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 90분만 머물다 떠나 마을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뉴스1 |
이에 지자체는 지난달 주차장에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사전 예약한 버스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호숫가 부두에는 개찰구를 설치해 요금을 지불해야만 부두로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이젤발트 홈페이지에는 관광객 방문 관련 버스 주차예약, 체류시간 등에 대한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버스 예약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가능하며, 최대 체류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된다. 부두 입장료는 5프랑(약 7000원), 공중화장실 이용료는 1프랑(약 1400원)이다.
바일란트는 부두를 걷는 사람이 급증한 만큼 부두를 유지하려면 돈을 받아야 한다며 “이젤발트는 지상낙원과도 같은 곳이고 우리는 계속 그렇게 유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젤발트는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군 장교 리정혁(현빈 분)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한국의 재벌가 막내딸 윤세리(손예진 분)가 여행 도중 우연히 리정혁의 연주 소리를 듣는 장면의 배경이 됐다.
국내 방영 당시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이 드라마는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재방영되며 아시아 지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인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특히 리정혁의 피아노가 놓여있던 호숫가 부두는 관광객들이 필수로 들러 사진을 찍는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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