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로 돈맥이 끊기면서 많은 스타트업이 폐업과 구조조정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투자사와 창업 지원기관 등 스타트업 조력자 중심의 대형 이벤트가 열렸다.
국내 스타트업 민관협력 네트워크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8일 전북 전주 라한호텔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스생컨) 2023’을 개최했다.
2015년부터 매년 1박2일로 열리고 있는 스생컨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벤처캐피탈(VC), 액셀러레이터(AC), 정부기관, 대기업, 학계, 언론 등 스타트업 당사자보다는 ‘지원군’을 주축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네트워킹 행사다.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해마다 지역을 바꿔가며 열린다. 올해 스생컨은 ‘조선왕실의 뿌리’로 불리는 전주에서 개최됐으며, 수도권에서 상당히 떨어진 위치임에도 240여명의 지원군이 대거 집결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스타트업 생태계는 투자자를 포함해 정부, 대기업, 학교, 언론, 창업 유관기관 등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뤄져 있다. 스타트업 간 교류는 활발하지만 지원기관 종사자들의 정보 공유와 네트워킹 기회는 많지 않았다”고 했다.
“스타트업도 현금흐름과 수익성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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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행사의 1부는 김용현 인비저닝파트너스 대표의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 혁신의 새로운 전제’에 관한 기조발표에 이어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최근의 투자유치 상황을 중심으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을 설명했다.
김용현 대표는 “투자 혹한기를 겪으며 지금은 뉴 노멀의 시기가 시작됐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적 상황에서 발생한 저성장 구조의 새로운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대한 진단과 준비를 잘해야 하는 시기다. 항상 어려움과 위기가 있을 때 기회도 있었다”며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 △사이버 보안 △기후테크 등 3가지를 유망 분야로 꼽았다.
김 대표는 “뉴 노멀 시기 저성장 구조가 굳어지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은 현금흐름과 수익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과제지만 미래의 성장만 믿고 키우는 시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대한 성장의 기대를 담은 매출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등이 다시 중요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이에 대한 적응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전북지사 “취임 후 첫 업무가 창업지원과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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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을 살펴보며 투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발표도 진행됐다.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 창업자인 김창원 전 대표는 미국을, 피에르 주 코렐리아캐피탈코리아 대표는 유럽을, 조상래 플래텀 대표는 중국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은 김도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장의 사회로 각 발표자들이 참여해 투자 혹한기 극복과 관련한 다양한 진단을 내놨다. 이들은 과거처럼 유동성으로 성장시키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의 역량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를 관건으로 꼽았다.
2부 행사는 ‘생태계의 다양성’을 주제로 △신동석 어센도벤처스 대표 △김영경 전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상무 △정인혜 알토스벤처스 팀장이 각각 발표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참여한 김관영 전북지사는 도지사 취임 후 처음 한 일이 ‘창업지원과 신설’인 이유를 설명했다.
김 지사는 ‘민간이 끌고 행정은 미는’ 지역 창업 생태계 조성과 함께 1조원의 창업펀드를 만들어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힘든 기업을 전폭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주한옥마을을 스타트업의 거점 ‘K-스타트업 빌리지’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스생컨 이틀차인 9일은 반도체 스타트업의 글로벌 도전과 관련해 이지효 파두 대표, 김판건 미래과학기술지주 대표가 주제발표를 한다. 이어 허진호 HRZ벤처스 파트너가 ‘AI’,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인구’,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가 ‘기후테크’로 각각 발표한다.
오후에는 김항기 고위드 대표, 이기혁 AWS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한국 총괄,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 학장, 정지훈 K2G 테크펀드 파트너가 ‘진화하는 생태계’를 주제로 발표한 뒤 이희윤 스파크랩 상무 사회로 패널토론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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