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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3분기 전기요금이 이달 21일 공표될 예정이다. 한전이 이달 중순까지 직전 3개월 평균 연료비인 ‘실적연료비’를 집계해 정부에 제출하면 당정 협의를 통해 전기요금을 결정한다.
분기별 전기요금은 매분기 마지막 달 21일 공표되지만 지난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이 두 달 가까이 늦어져 한 달여 만에 다시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상황이 됐다. 2분기 전기요금은 지난 3월말 결정해야 했지만 전기요금 현실화 주장과 국민 부담 가중이라는 의견 대립으로 두 달 가까이 연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15일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일각에서는 전기요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은 올해 약 2조6000억원 재무 개선 효과가 예상되지만 인상 전 연간 적자가 9조~10조원으로 예상된 만큼 인상 효과를 감안해도 올해 7조~8조원대 적자 관측이 나온다. 한전은 지난 1분기 6조1776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2021년 이후 누적 적자는 44조7000억원에 달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지난해 말 국회에 2026년까지 누적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h당 51.6원 인상안’을 보고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3·4분기에 30.5원을 더 올려야 한다.
또한 전력 구매 가격이 판매 가격보다 높은 역마진 구조 지속으로 한전이 발전사에 대금을 주기 위해 한전채를 대량 발행하면서 일반 기업 회사채가 외면 받는 구축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3분기 전기요금이 조정되지 않으면 한전채 발행이 늘어 다른 기업들 경영도 어려움에 처한다”며 “요금이 적정 수준 올라야 회사채 발행 규모를 줄일 수 있다. 가정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계속된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 부담이 늘어 요금을 쉽게 올리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이후 5차례 올라 kWh당 모두 40.4원 인상됐다. 4인 가구 한 달 평균 전기요금은 지난해 1월 대비 1만5250원 올랐다.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22년 연간 전기료는 전년대비 12.9%올랐다. 올해는 인상폭이 더 커져 매달 전년 동기 대비 20%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8)는 “재작년에는 전기요금이 40만원 정도 나왔는데 지금은 60만원 가량 나와 부담이 크다”며 “어항을 24시 가동해야 하고 에어콘도 손님들을 위해 틀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김모씨(40)는 “전기요금과 같이 필수적으로 써야 하는 요금이 크게 올라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여름철 냉방비와 같은 전력 소비 증가에 따른 요금 부담,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요금 인상 부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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