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웅진식품 |
설탕과 열량을 줄인 탄산음료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음료업계는 인기가 주춤한 과일 주스에 제로 칼로리 등 건강 이미지를 불어넣고 있다. 당을 빼기 어려운 과일 주스에도 제로 칼로리를 시도하는 제품이 나오면서 움츠러든 주스 시장에 새 활로가 될지 주목된다.
제로 열풍이 거세지자 업계는 주스에도 건강·영양 이미지를 입히고 있다. 웅진식품이 올해 2월 출시한 제로 칼로리 건조 과일 음료 ‘자연은 더말린’이 지난달까지 800만병 팔렸다. 과일 음료 시장에서 드물게 출시 100일 만에 이뤄낸 성과다.
웅진식품은 추출 온도, 압력, 시간 등 추출 조건을 연구해 과일의 당 성분이 나오지 않도록 제조했다.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 수십 년간 쌓아온 음료 제조 기술을 활용했다. 그동안 과일 주스는 과일 자체의 과당을 제거하기 어려워 제로 음료 트렌드를 좇지 못했다는 평이 나왔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당 함량 이슈로 시장이 정체됐던 과일 음료에서 벗어나 제로 칼로리 콘셉트의 더말린을 선보였는데 출시 초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과일과 채소를 고농축하고, 영양소를 더한 제품도 나오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고농축 주스 2종을 선보였다. 라이코펜, 베타카로틴, 비타민 등 영양 성분을 넣어 건강 이미지를 강조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이달 고농축 과일 주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과일 주스의 입지가 좁아졌지만, 여성, 아동, 노인 등 고정 소비층이 있기 때문에 샤인머스캣 같은 트렌디한 과일을 쓰거나 열량을 줄이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00년대 초 코카콜라 제로를 시작으로 제로 탄산 제품들이 음료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이어 펩시, 나랑드 사이다, 칠성사이다도 열량을 낮춘 제품을 잇달아 내놨다. 과일 맛·향 탄산음료인 탐스, 환타, 웰치도 제로 버전이 나오며 제로 열풍에 가세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탄산음료 시장에서 제로 슈거 제품의 점유율은 지난해 32%에서 올해 3월 말 41.3%까지 성장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및 식품 첨가물 생산실적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음료 품목별 판매액에서 과채 주스·음료의 점유율은 8.6%에 그쳤다. 녹차, 홍차 등을 포함한 차의 점유율 12.6%보다도 낮다. 2019년 9%대로 처음 내려온 뒤 계속 고전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커피와 탄산음료의 점유율은 각각 32.5%, 23.9%로 매년 소폭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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