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대표 외식 메뉴인 치킨과 피자도 1인용으로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외식업계는 1인 손님을 장기 고객으로 모신다는 전략이다.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가족 형태가 3, 4인으로 이뤄진 핵가족에서 1, 2인 가구로 축소된 점에 주목해 1인·1.5인·2인용 등 새로운 메뉴를 내놓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난해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 세대는 946만 가구로, 전체의 40.3%를 차지한다. 1인 세대의 비중이 40%를 넘은 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2인 세대는 561만 가구로 뒤를 이었다.
1, 2인 가구 중에서도 배달 음식과 외식을 즐기는 2030 세대가 늘어나면서 업계는 이들의 소비 성향을 고려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음식 잔반 쓰레기, 배달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려는 젊은 사람들의 경향과 혼자서도 치킨과 피자 같은 음식을 부담 없이 먹으려는 수요가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1인용 메뉴는 2030 세대에게 기존 메뉴보다 저렴하면서도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일 수 있어 인기다. 치킨 1마리, 피자 1판이 아니라 원하는 만큼 소용량·소포장으로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배원준씨(29)는 “1인용으로 시키면 잔반 처리 걱정도 없고 한 번에 깔끔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표 외식 메뉴인 치킨업계는 발 빠르게 1인용 메뉴를 내놨다. 올해 국내 치킨 시장에 첫발을 뗀 미국 치킨 프랜차이즈 윙스탑에는 치킨 한 마리라는 말이 없다. 치킨을 마리 단위가 아닌 원하는 부위와 조각 수를 선택해 주문하도록 했다.
윙스탑은 1마리가 아닌 1인용으로 팔기 때문에 직장인과 학생,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에 매장을 열고 있다. 교촌치킨 등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도 반 마리 치킨을 메뉴로 편성하며 1인 고객 모시기에 힘쓰고 있다.
피자 업계 중에서는 고피자가 국내 최초 1인 피자 브랜드로 출발했다. 고피자 관계자는 “피자는 햄버거처럼 빠르고, 싸게, 혼자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잘 없다는 의구심에서 고피자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고피자의 메뉴는 1인·1.5인 세트 등으로 구성돼 단품 7900원부터 세트 만원대까지 저렴한 가격대로 이뤄져 있다. 이번 달 기준 전국 매장 수는 114개로 1인 손님을 주 타겟으로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의 빽보이피자도 1인 세트 메뉴를 구성해 1인용 피자에 집중하고 있다. 빽보이피자 관계자는 “혼밥, 혼술 등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이 확대되고 있어 혼자서도 부담 없이 피자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브랜드”라고 말했다. 2012년 12월 테스트 매장을 연 뒤 현재 15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미노피자, 피자헛도 8인치가량의 피자와 사이드 메뉴 등을 1만원대 가격대로 살 수 있는 1인 메뉴를 선보인 바 있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대학생, 직장인을 포함한 자취생, 딩크족(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이들의 외식 습관을 고려한 메뉴 구성을 계속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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