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북한 위성발사로 난리인데, 네이버엔 예능·드라마 홍보밖에 없네”
31일 오전 6시41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는 위급재난문자가 발송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에선 대한민국 트렌드로 ‘경계경보’·’지하철역’ 등이 떴다. 해당 키워드를 클릭하면 “대피경보가 떨어지면 지하철역 ‘대피소’ 마크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지하철역이 멀다면 근처 큰 아파트 지하주차장도 대피할 수 있다”는 트윗이 인기 글로 떴다.
오전 7시3분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이라는 행정안전부 문자 이후엔 ‘오발령 문자’가 새로운 트렌드로 떴다. 트위터엔 행안부와 서울시의 엇박자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실시간 여론의 장이 된 셈이다. 오전 7시17분경엔 구글 인기 급상승 검색어에서도 ‘북한 위성 발사’가 등장했다.
반면 네이버(
NAVER)
카카오의 트렌드 알림 서비스에서 북한 위성 발사는 실종됐다. 같은 시각 네이버의 ‘트렌드 토픽’, 다음 ‘투데이 버블’을 새로고침 해도 재난문자나 경계경보·위성발사 같은 키워드는 등장하지 않았다. 양사는 우리 사회 공통의 관심사를 보여주기 위해 최근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정치권의 실시간 검색어(실검) 부활 우려로 키워드 구성·노출 방식을 과거와 달리 해서다.
‘실검 부활’ 우려에 정치 키워드 빼고 검색어 미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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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네이버 트렌드 토픽은 카페·블로그·포스트·동영상 등 UGC(이용자창작콘텐츠) 중심으로 생성형 AI가 주제를 추출해 보여주는 형식이다. 이용자가 입력하는 검색어는 아예 반영되지 않는 데다, AI 분석도 실시간이 아니라, 만 하루 단위로 이뤄진다. 또 정치·경제·사회 키워드는 아예 반영되지 않는 데다, 뉴스도 날씨·스포츠 등 분야에만 데이터를 집계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위급재난문자 발송 당시 네이버 트래픽은 평소보다 10배로 증가했지만, 경계 경보 관련해 생성된 UGC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렌드 토픽은 실시간 이슈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대중적인 관심사를 보여주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다음 투데이 버블은 다음뿐 아니라 언론사·커뮤니티 등 외부 웹페이지를 ‘웹 크롤링'(여러 웹페이지에서 데이터를 자동수집)해 언급량이 증가한 키워드를 추출한다. 정치분야는 배제하지만, 사회 분야 키워드는 포함하는 데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사가 북한 위성발사 관련 속보를 쏟아낸 점을 고려하면 투데이 버블에 관련 키워드가 담기지 않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분석 기준시간이 실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데이 버블은 웹크롤링한 정보를 바탕으로 보정 과정을 한 번 더 거친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키워드는 제외하기 위해서다. 또 다양한 언론사가 동일한 뉴스를 배포할 경우 키워드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으나, 서비스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포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연예·스포츠·생활정보가 대부분인 트렌드 알림 서비스는 우리 사회 이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재난문자 발송 당시 네이버 검색 및 뉴스 탭이 다운되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됐다. 이에 빠른 정보파악을 위한 실검 부활론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SNS에 “예전 같으면 이미 실검 보고 상황 파악을 다 했을 것”, 트위터를 켜야 세상 돌아가는 걸 알게 된다니 실검을 돌려달라” 등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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