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생산과 소비가 감소한 가운데, 제조업 재고율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전히 경기흐름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재고율(재고지수/출하지수 × 100)은 130.4%로 전월대비 13.2%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이 1985년 제조업 재고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번달 생산이 1.2% 감소했지만, 출하가 4.6%로 더 많이 감소하면서 재고 증가폭이 커졌다”며 “출하가 줄면서 재고율 상승폭도 커졌다 “특히 반도체의 출하 감소 폭이 커 재고/출하 비율 자체가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전산업생산은 건설업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공공행정, 광공업, 서비스업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월(-15.3%)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특히 공공행정 생산이 전월에 비해 12.4% 급감했다.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코로나19 관련 공공보건 관련 지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와 운수·창고를 중심으로 0.3%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해외에서 국내 휴대폰 수요가 늘어나면서 통신·방송장비(13.4%)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다만 기계장비(-6.9%), 의약품(-8.0%) 등에서 생산이 감소해 전월대비 1.2%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자동차(16.6%) 등에서 생산이 늘고 반도체(-20.2%), 화학제품(-20.5%) 등에서 생산이 줄어 8.9%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전월대비 2.3% 감소했다. 지난 2월(5.1%) 강세를 보였던 소매 판매 증가세가 3월(0.1%) 둔화했다가 감소세로 돌아선 흐름이다. 김보경 심의관은 “기상 여건 변화로 본래 3월, 4월에 집중되던 의류 구입이 코로나19 종료에 따라 지난 2월로 앞당겨서 발생한 기저효과”라고 분석했다.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1.2%), 통신기기 및 컴퓨터·승용차 등 내구재(-1.7%) 등에서도 판매가 줄었다.
설비투자는 통신기기 등 기계류(-0.6%)에서 투자가 줄고, 항공기 등 운송장비(5.9%)에서 투자가 늘어 전월대비 0.9%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건축(2.4%)에서 공사 실적이 늘어 전월대비 1.2% 증가했다. 다만 토목(-2.4%)의 공사 실적이 줄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김보경 심의관은 “경기흐름은 어려운 상태”라며 “경기 반등 시점을 전망하는 데 불확실한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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