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지난달 은행들이 새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에서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은행들이 혼합형 등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들이 지난달 신규취급한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80.7%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1.3%p(포인트) 늘었다.
2차 안심전환대출 취급 영향으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일시적으로 늘었던 2020년 2월(80.8%)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들이 혼합형 등 고정형 대출에 훨씬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고정금리 대출 목표 충족을 위해 은행들이 고정금리 대출을 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19%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전달보다 0.13%p 하락했다. 지난해 7월(연 4.1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80.7%)은 해외 주요국과 견줘도 크게 낮은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프랑스 96.1%, 영국 94.5%, 독일 82.2% 등이다. 일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1%에 그쳤다.
은행들이 이처럼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 확대에 나선 건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목표치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페너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리 상승기 변동금리 차주의 부담을 줄이는 등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한은이 이날 처음으로 주담대의 고정·변동 금리 비중을 공시한 것도 금융당국 기조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팀장은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이벤트 효과에 기인한 것도 있다”며 “현재와 같이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이) 80%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담대를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신규 취급액 기준) 중 고정금리 비중은 3월 57.5%에서 4월 56.3%로 소폭 하락했다. 지난달 고정금리 취급이 적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영향이다.
아울러 지난달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두달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성수신금리(예금금리)가 연 3.43%로 3월(연 3.56%)에 비해 0.13p 하락하는 동안 대출금리가 0.16%p(연 5.17%→연 5.01%)로 더 큰폭 하락한 결과다. 이에 예대금리차는 1.61%p에서 1.58%p로 0.03%p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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