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가상의 흑인 노예를 거래하고 고문하는 모바일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의 앱은 현재 삭제됐다.
29일 BBC와 CNN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스마트폰을 비롯해 모바일 기기에서 앱을 다운로드하는 브라질 구글플레이스토어에 ‘노예제도 시뮬레이터’라는 게임이 등장했다.
이 게임은 ‘매그너스 게임스’에서 출시됐으며, 한 달여 뒤인 24일 삭제되기까지 1000여 차례 다운로드됐다.
게임은 사용자가 ‘폭군’ 또는 ‘해방자’ 중 원하는 ‘주인 성향’을 선택한 뒤 가상의 노예를 소유한 채 노동을 시키거나 교환 또는 거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부유한 노예 소유자가 되거나 노예제 폐지를 끌어내는 게” 게임의 취지라고 제작사(메그너스 게임스) 측은 설명했다.
게임상에는 흑인으로 구현된 노예 목과 손목, 발목에 쇠사슬 등을 두른 채 사용자의 명령을 기다리는 형태로 설정돼 있다. 무엇보다 게임 리뷰에서 사용자들은 “더 많은 고문 옵션을 넣어달라” “채찍을 추가해 달라”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매체들 지적했다.
최근까지 미성년자를 포함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었던 이 앱 게임은 사용자 사이에 큰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지난 24일 구글은 브라질의 ‘노예 시뮬레이터’ 게임을 앱 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앱스토어에서 제거될 당시 이 게임은 5개 별 중 4개를 받는 높은 등급으로 평가됐다.
브라질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게임에 대해 분노를 토로하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흑인 운동가이자 지역 정치인 레나타 소우사는 트위터에 “노골적인 인종차별”이라고 비난하며 구글과 개발자는 증오와 인종차별 범죄에 대해 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노동당(PT)의 데니스 페수아 의원은 “흑인에 대한 잔인함과 증오심을 퍼뜨리는 게임이 출시될 수 있다는 것이 어처구니없다. 브라질은 흑인들의 죽음과 고문으로 흘린 피로 지어졌다. ‘노예 시뮬레이터’는 농담이 아니다”고 말했다.
브라질 검찰은 ‘노예 시뮬레이터’ 게임이 어떻게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배치됐는지 조사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구글 대변인은 “플레이 스토어는 인종이나 민족에 기반한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거나 증오를 선동하거나 불필요한 폭력이나 기타 위험한 활동을 묘사하거나 홍보하는 앱을 허용하지 않는다.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그너스 게임스’는 “게임은 오락 목적으로만 제작됐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노예제도를 비난한다”며 “모든 게임 콘텐츠는 허구이며, 특정한 역사적 사건과도 관련돼 있지 않다. 모든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했다.
더욱이 브라질은 과거 미주 대륙에서 미국과 함께 강력한 노예제를 시행하던 나라다. 1500년대 중반부터 1800년대까지 400만명이 넘는 노예들이 끌려온 것으로 추산된다. 1822년 브라질 인구 350만명 중 150만명이 노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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