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머스크 발주’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 개시
중국, 낮은 가격·짧은 인도기간 내세워 점유율 44%로 높여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탈탄소화에 맞춰 조선업계 ‘게임체인저’로 부상한 메탄올 추진선을 두고 한국과 중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메탄올 추진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잇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수주에 뛰어들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의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의 첫 블록을 독(건조공간) 안에 넣는 기공식을 열었다.
이 선박은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가 발주한 1만6천2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내년 1월 인도될 예정이다.
앞서 머스크는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010620]에 각각 18척, 1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한 바 있다.
메탄올 추진선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친환경 선박으로, 기존 벙커C유 대비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을 각각 99%, 80% 줄일 수 있다.
또 LNG 추진선은 연료로 쓰는 LNG를 163도 이하의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화물창이 필요하지만, 메탄올은 상온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이러한 설비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은 총 81척으로, 이중 HD한국조선해양과 HJ중공업[097230]이 각각 43척, 2척을 수주해 한국은 55%의 수주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나머지 36척(44%)을 가져갔다.
미국 선급 ABS에 따르면 메탄올 추진 선박의 연평균 성장률은 2028년까지 17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한국이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는 메탄올 추진선 수주전에 중국이 한국보다 20%가량 낮은 가격을 내세워 속속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4위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은 지난해 8월 중국 다롄 조선에 1만5천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했다. 머스크도 최근 중국 양지장 조선과 8천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계약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특히 중국 조선사들은 조선업 초호황기를 맞아 한국 조선업체의 독이 향후 3년가량 차 있는 점을 이용해 짧은 인도 기간을 내세워 수주를 따내고 있다.
이에 탈탄소 흐름에 맞춰 한국 조선이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대비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메탄올 추진선은 탄소중립 시대 한국의 조선 경쟁력을 이어갈 대표적 분야”라면서 “엔진 등 기술력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긴 하지만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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