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인건비율)이 1분기에 1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기준 10%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실적이 나빠지는 와중에 인재를 지키기 위해 인건비를 아끼지 않으면서 인건비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 등 차업체 인건비율은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8~2023년 1분기 전자·차 주요기업 인건비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전자업체 5곳과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차업체 3곳을 조사했다. 연도별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대비 인건비율을 살펴봤다.
조사 결과 전자업체 5곳 중 LG전자를 뺀 4곳은 올 1분기 인건비율이 작년보다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4곳 모두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 인건비율은 2018년 6.5%→2019년 8.3%→2020년 8%→2021년 8.4%→작년 7.9%로 8% 내외를 유지하다가 올 1분기 10.1%로 뛰었다. 조사 기간 중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했다. 작년보다 2.2%포인트, 2018년보다 3.6%포인트 올랐다.
1분기 매출은 42조1686억원, 인건비는 4조2559억원이었다. 매출은 2018년(42조6069억원)보다 1% 줄었고 인건비(2조7829억원)는 52.9% 늘어났다.
수익성이 낮아진 가운데 인건비율이 오른 것이라 더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삼성전자는 3조9087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1분기엔 영업이익이 11조2008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 인건비 부담은 삼성전자보다 더 커졌다. 인건비율은 2018년 8.2%에서 2019년 11.6%→2020년 10.8%→2021년 10.7%→작년 12.3%를 기록했다. 증감률은 연간 1%포인트 내외였다. 올 1분기엔 19.1%로 작년 대비 6.8%포인트나 올랐다. 2018년과 비교하면 10.9%포인트 상승했다.
SK하이닉스도 매출에 비해 인건비 지출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매출은 4조4434억원으로 2018년 1분기(8조7458억원) 대비 49.2% 줄었지만 인건비는 8500억원으로 2018년(7143억원) 19% 늘었다.
LG디스플레이(16%), 삼성전기(23.2%) 1분기 인건비율도 2018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LG전자 1분기 인건비율은 15.6%로 작년(18.7%) 대비 3.1%포인트 낮아졌다. 매출이 작년 1분기 8조926억원에서 올 1분기 7조1948억원으로 11.1% 줄어든 측면이 있지만 그보다는 인건비를 1조5126억원에서 1조1215억원으로 25.9% 아낀 덕분에 인건비율이 낮아졌다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차업체 인건비 상황은 전자업체와 반대였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1분기 인건비율은 2018년 이후 가장 낮았다.
현대차는 2018년 14.8에서 작년 10%로 4.8%포인트 하락했다. 기아는 2018년 13.8%에서 올해 9.1%로 4.7%포인트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도 같은 기간 5.6%에서 4.2%로 1.4%포인트 낮아졌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주요 전자 업체들은 인건비를 일정 수준 이상 낮춰 인건비 부담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1분기 이후 경영 개선 흐름이 뚜렷하지 않으면 올해 주요 전자 업체 직원 연봉이 작년보다 5~10%가량 줄 가능성이 있고 일부 기업은 하반기 인력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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