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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비싸네”…앱 열고 10분 만에 더 싼 대출로 갈아타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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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대출 전쟁 열린다(上)


오는 31일부터 온라인에서 클릭 몇 번으로 더 싼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시작된다. 고금리 시대, 더 낮은 이자를 찾아 이동하는 ‘대출 노마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정착시키려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간 금리 경쟁도 기대된다.



‘세계최초’ 클릭 몇 번에 싼 대출로 갈아탄다…연 12조 머니무브


클릭 몇 번으로 더 싼 금리의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이달말부터 시작된다. 기존 대출을 갚고, 새로 받기 위해 은행창구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은 세계 최초다. 급격한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 대환 대상은 우선 연 12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도입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은행 19곳과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등 53개 금융회사가 참여한다. 대환 대상은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다. 참여 금융사는 전체 신용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대출을 직접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는 대출비교 플랫폼에는 금융회사, 빅테크, 핀테크 등 23개 기업이 참여한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핀다 등이 금융회사를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각 금융회사의 대출을 비교하고 대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새로운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대출금을 대신 상환하고, 소비자는 새 대출을 받는 형식이다. 금융회사 간 상환절차가 금융결제원망을 통해 중계하고, 전산화한 것이 핵심이다.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은 세계 최초다. 대출상품을 온라인 비교하는 서비스는 해외에도 존재하나 주요 금융회사 간 대출이 실시간 이동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이 이제까지 없었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융회사 간에 지속적인 금리경쟁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또 대출정보 부족과 대출이동 불편으로 기존 대출을 유지하는 ‘잠금효과’가 해소돼 소비자의 선택권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다만 과도한 ‘머니무브’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환 대상을 지난해 신규 취급된 신용대출 금액의 10%로 제한했다. 대환대출에 참여하는 금융회사의 지난해 신규 취급액은 약 120조원으로 올해 대환대출 대상은 연 12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별로 나눠 관리하면 월 약 1조원의 신용대출이 이동할 수 있는 셈이다. 향후 실제 대환 이용 금액, 금융회사·업권 간 경쟁력이 확인되면 대환 대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대출 쏠림을 막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신용대출은 6개월에 한 번 대환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할 계획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는 경우에는 제약 없이 대환이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대출비교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회수수료, 중개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관리·감독할 예정이다. 플랫폼 중개 건수가 일정기간 누적된 이후에는 금융업권별·금융상품별 수수료율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말까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주택담보대출도 이동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소비자 편의를 최대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주담대는 약 800조원에 이른다.

10분 만에 대출조회부터 갈아타기까지 ‘한번에’


사진=금융위원회

# A저축은행에서 1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던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14%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었다. 금리 부담이 심해지자 김씨는 평소 자주 쓰던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갈아탈 수 있는 대환 상품을 확인했다. 그 결과 자신이 B은행의 8%대 금리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앱 내에서 터치 몇 번으로 김모씨는 대출금리를 절반가량 낮췄다. 걸린 시간은 10분 내외였다.

오는 31일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가 실시된 후 펼쳐질 풍경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서비스를 가능토록 금융결제원, 53개 금융사, 23개 플랫폼사와 함께 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한 앱에서 간편하게 대출을 갈아타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려면 각 금융사에서 일일이 상품별 금리 수준을 확인해야만 했다. 또 어렵게 최적의 상품을 찾았다 하더라도 실제 대환대출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금융사의 영업 창구까지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금융사 직원도 소비자의 대환대출을 위해 새 대출을 해주는 금융사에서 대출을 일으킨 뒤 기존 금융사에 갚는 과정을 하나하나 도맡아야만 했다.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되면 이런 복잡한 과정들이 한 앱 내에서 즉시 이뤄진다. 소비자는 자신이 이용하는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본인 명의의 모든 대출을 확인한 뒤, 대환할 대출을 선택할 수 있다. 이후 대환할 대출의 금융회사 간 대출 조건을 비교하고, 갈아탈 대출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가 대출을 갈아탈 때 실질적으로 이득을 보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도 마련된다. 예컨대 소비자는 대환 상품의 기본금리와 다양한 조건에 붙는 우대금리 등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가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는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면, 갈아타는 시점에 중도상환수수료를 얼마나 내는지도 볼 수 있다. 소비자는 깎이는 이자 수준과 내야 할 중도상환수수료 금액을 비교한 뒤 최종적으로 대출을 갈아탈지를 결정할 수 있다.

같은 소비자더라도 금융사별로 적용받는 대출금리가 다른 이유는 각사의 조달비용과 신용평가시스템(CSS)이 다른 데 있다. 통상 1금융권인 은행이 조달비용이 가장 적어 2금융권인 카드,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보다 대출금리가 낮다. 또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CSS에 다양한 비금융정보를 접목해 고도화하는 만큼 같은 소비자에 적용되는 금리도 각사별로 제각각이다.

다만, 모든 소비자가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미 최저수준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소비자의 경우 더 낮은 금리의 대환 상품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소비자는 대출을 갈아타기 전 본인이 주거래은행의 대출을 통한 우대금리 등을 적용받고 있는지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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