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와인 시장에도 ‘국산화’ 바람이 불고 있다. 관세 부과 등 영향으로 수입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중국 내 업체들은 ‘국산 와인’ 마케팅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23일 중국 베이징징지르바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정 규모 이상 와인 기업의 누적 생산량은 21만3700kl로 전년 대비 22.12% 감소했다. 누적 판매액은 91억9200만위안(약 1조 7134억원)으로 같은 기간 2.91% 줄었다.
수입산 와인도 설 자리가 없다.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33만6000kl로 전년 대비 21.1%, 수입액은 14억3900만달러(약 1조8937억원)로 15.2% 뒷걸음쳤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관세 폭탄’을 맞은 호주산은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분위기다. 와인오스트레일리아에 따르면 호주의 대중 와인 수출 규모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1년간 2100만 호주달러(한화 약 190억원)로 한 해 만에 92% 줄었다. 중국은 지난 2020년 11월 호주산 와인에 116.2%에서 최고 218.4%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도 와인 생산량 감소는 이어지고 있지만, 감소 폭은 개선되는 흐름이다. 국가통계국은 올해 1분기(1~3월) 전국의 와인 생산량이 전년 대비 4.5% 감소한 3만6000kl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2022년 1분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31.1% 급감한 바 있다.
주요 와인 생산지에서는 소비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나서는 모습이다. 닝샤는 오는 6월 대규모 와인 문화 관광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6년과 2020년 두 차례나 이 지역을 방문해 와인 산업 발전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21년에는 국가 포도주 산업 개방 발전 종합 시범구로 지정돼 운반 플랫폼 등 구축에 정부 지원을 받았다. 신장, 산둥, 산시 등 인기 산지의 경우 산업지도기금과 산업발전기금 등을 구축해 전략적인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산 와인 소비의 주요 타깃층은 20~30대다. 글로벌데이터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1인당 와인 소비는 2021년 35.6달러에서 2026년 60.1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창위 와인은 온라인 판매 플랫폼과 협력해 올해 하반기에 젊은 층을 노린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창위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젊은 소비자들은 와인 소비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적시에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간 가격 경쟁 과정에서 잃은 소비자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비재 마케팅 전문가 샤오주칭은 “가격 경쟁 을 겪으며 국산 와인의 품질이 떨어졌고, 신뢰를 잃었다”면서 “선두 기업들을 시작으로 품질을 개선해 반등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