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체 위성 네트워크로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에 도전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에 통신 인프라가 손상된 뒤에도 스타링크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으로 방어전을 펼친 데 자극받은 영향이다. 중국은 아직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재사용 가능 로켓을 개발하진 못했으나,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스페이스X 회장 “中 재사용 가능 로켓 단기 도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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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주요 궤도가 혼잡해질 것을 우려해 새로운 발사장을 세우고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의 진입을 확장하는 등 저궤도 위성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민간기업인 베이징 톈빙 기술(이하 텐빙)은 1번의 발사로 최대 60개의 위성을 배치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 중이다. 이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공급에 활용하는 부분 재사용 가능한 ‘팰콘9’ 로켓의 탑재량과 거의 동일하다. 지난달 톈빙은 액체연료 로켓을 처음으로 궤도에 올려놓으면서 재사용 로켓을 만드는 데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재사용하기엔 기술적으로 미흡하나 중국 민간기업 최초로 액체연료 로켓을 개발한 만큼 재사용 로켓 개발에 한걸음 가까워졌다.
액체연료 시스템은 정교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제작이 어렵고 높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점화와 소화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고체연료보다 유연하게 제어가 가능해 더 안정적 비행이 가능하다. 연료가 다하면 추락하며 타버리거나 우주쓰레기로 남는 고체연료 로켓과 다르게 재사용도 가능하다. 팰콘9의 낮은 발사비용과 큰 탑재 용량은 스타링크의 성장에 결정적이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오비탈 게이트웨이 컨설팅의 설립자 블레인 커시오는 “2년 안에 중국의 발사 탑재량이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그윈 샷웰 회장 역시 이달 초 매케인연구소가 후원한 행사에서 “중국도 스타링크를 건설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에는 재사용 가능한 로켓이 없는데, 저는 중국이 꽤 빨리 그곳(재사용 가능 로켓)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중국 우주 산업의 발전은 2014년 민간 부문에 개방한 이후 가속화됐다. 국영 기업들이 여전히 이 분야를 지배하고 있지만, 오비탈 게이트웨이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에는 약 20개의 상업용 발사기업이 있다. 중국은 2019년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최초 국가이고 2030년에는 화성에서 샘플을 반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中 위성 광대역 연결, 일대일로와 연계하나… 美 우위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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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주군의 우주 작전 책임자 챈스 솔츠만 장군은 지난 3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은 이미 궤도에 700개 이상의 운영 위성을 보유하고 있고, 그 중 약 절반은 전세계 미군을 추적하기 위해 군대에 의해 배치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위성 항법시스템 ‘베이더우’는 30개 이상의 중국 위성들로 구성됐다.
앞서 스페이스X는 드론 공격 안내와 같은 직접적인 군사 작전에 스타링크를 사용하지 못하게 제한 조치를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대는 다른 통신을 위해 스타링크를 계속 사용했고, 이 서비스는 우크라이나의 비군사 기관에도 인터넷 연결을 제공했다.
사실 위성 인터넷은 수년간 존재해왔고 지구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위성에 의해서도 구동된다. 하지만 이 경우 보다 넓은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언정 속도가 느리다. 반면 지구 저궤도 위성은 지상의 사용자들에게 물리적으로 더 가깝기 때문에 더 빠른 인터넷을 제공한다. 또 광섬유 케이블이나 중계탑을 통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원격지역, 선박 등에 고속연결을 제공함으로써 광대한 사막과 높은 산맥을 포함한 중국 내륙과 군대, 상선 함대의 확장 등에 필수적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몇년 내 중국의 위성이 세계 위성시장에서 미국이 가진 강력한 우위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위성 광대역 연결을 자국의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프로그램인 ‘일대일로’ 계획과 묶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이집트와 디지털 인프라를 중국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중국 위성인터넷 네트워크에 통합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한편 스페이스X는 브라질, 필리핀,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인터넷 연결을 판매할 수 있는 규제 허가를 얻어 스타링크를 전세계적으로 확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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