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적자난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2026년까지 25조원 이상의 재무개선을 추진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사진=뉴스1 |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가 44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초유의 위기를 극복해야할 막중한 책임을 누가 지게 될까. 공석이 된 한전 사장 자리에 전직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비롯해 학계 인사 등이 물망에 오른다.
다만 전기요금 현실화를 달성하며 25조원 규모의 경영 자구책 이행과 비상 경영 체체 돌입 등의 난제가 첩첩산중이라 예전과 달리 지원자가 줄거나 추천을 꺼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한전 등에 따르면 정승일 전 사장은 지난 19일 이임식을 끝으로 자리를 떠났고 이정복 경영관리부사장이 사장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공석인 사장 자리에 오를 인물로 역대 산업부 차관들이 거론된다. 21대 정 전 사장을 포함해 2000년 이후 산업부 출신 인사가 5명에 이른다. 참여정부 시절 한준호·이원걸 전 사장과 이명박정부에서는 조환익 전 사장이, 문재인정부에서는 김종갑 전 사장과 정 전 사장이다.
이러한 관례에 따라 산업부 2차관(에너지·자원 담당)을 지낸 우태희(행시27회)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문재도(행시25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회장, 한진현(행시25회) 전략물자관리원 이사장, 조석(행시25회) 현대일렉트릭앤엔저시시스템 대표이사 등이 거론된다. 우 부회장은 현재 임기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 출신은 아니지만 김준동(행시28회) 전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도 물망에 오른다. 김 전 부회장은 지식경제부 대변인부터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을 경험했다. 15대 한준호 전 한전 사장도 산업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으로 차관을 역임하진 않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의 학자들도 떠오른다.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 손양훈 인천대 교수 등은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등을 지냈고, 에너지 정책 자문과 관련한 많을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8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자리에 당시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를 임명한 바 있다.
비상 경영 체제를 이끌 재계 인사의 발탁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정부 초대 한전 사장은 ‘LG맨’ 이었던 김쌍수 전 LG부회장이었다. 김 전 사장은 LG전자 냉장고 공장장부터 LG전자 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다만 외부 인사의 경우 그동안 정부 측과 전기요금 등을 놓고 갈등을 겪는 등 결론적으로 조직쇄신에 도움이 안됐다는 지적이 많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한전 사장 자리는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하는 자리다”며 “위기에 빠진 한전을 구해낼 역량있는 분들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전 사장은 관련 절차 진행에 2~3개월이 필요해 빨라야 오는 7~8월쯤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기이사회를 열어 모집 방법과 일정을 결정한다. 이후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등을 거쳐 산업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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