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으로 시중자금이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올해 1분기 요구불예금 예금회전율은 월 17.6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0년 1분기(월 18.4회)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금회전율은 예금 지급액을 예금 평균 잔액으로 나눈 것을 의미한다. 예금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가계가 소비나 투자를 위해 은행에 맡긴 돈을 인출하는 경우가 많았음을 나타낸다.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019년 4분기 19.2회를 기록한 이후 여러 국내외 악재로 하락세를 거듭해 왔으나, 지난해 말부터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소 높아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4분기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7.1회였고, 특히 12월엔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 금리와 자금 소요가 많은 계절적 특성까지 겹쳐 월간 기준으로 19.9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월 17.9회, 2월 16.8회로 하락세를 보이다 3월엔 다시 18.2회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1분기 예금지급액은 (회전율이 최저 수준이던) 3분기 대비 크게 늘었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나름대로 자금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흐름을 보인다”고 말했다.
예금회전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긴축완화 기대감과 함께 시장금리가 내림세를 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일례로 한 때 최고 연 3.0%의 금리를 보장하던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케이·토스뱅크) 파킹통장 금리는 최근 2.00~2.60% 수준까지 내렸다. 이는 최근 인기를 끈 발행 어음형 자산관리계좌(CMA)의 수익률 2.95~3.60%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모았던 정기예금 금리도 상대적인 매력을 잃고 있는 상태다. 최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단리)를 보면 최고 우대금리 적용기준 3.47~3.56%로 기준금리(3.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시중자금은 단기금융상품 등으로 쏠리는 양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CMA 잔액은 연초 대비 13.1% 늘어난 65조7000억원에 달했다. 아직 주식시장이 활황세라고 보긴 어렵지만, 투자자예탁금 역시 연중 저점 대비 16.3% 증가한 50조1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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