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말 고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대출자들이 이자 부담이 덜고 있지만 어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느냐에 따라 대출금리 하락폭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재산정할 때 서로 다른 기준금리를 사용하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주담대 변동금리의 재산정 기준금리로 반영하는 곳은 국민·우리·농협은행 3곳이다. 신한·하나은행은 은행채 6개월물 금리(AAA등급·무보증)를 재산정 기준금리로 사용한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갱신된다. 지난해 10월 기준 코픽스(3.98%)가 적용된 이후인 11월 19일에 국민·우리·농협은행에서 변동형 주담대를 실행한 차주는 연 5.67~7.16% 금리를 적용받았다. 이들은 6개월 전과 비교해 코픽스가 0.54%포인트(p) 낮아지면서 대출금리도 같은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는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44%라고 공시했다.
반면 같은날 신한·하나은행에서 변동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는 연 5.26~6.875%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이들은 현재 대출금리가 약 0.9%p 떨어졌다. 대출 당시 6개월 은행채 금리가 4.636%에서 18일 기준 3.732%로 0.9%p 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의 등락 흐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대출금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출할 당시의 가산금리라고 입을 모은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결정된다. 가산금리는 개인의 신용, 소득, 담보 종류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주담대의 경우 대출 기간 동안 가산금리가 변하지 않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손님에게 당장 가장 유리한 대출상품을 추천해준다”며 “은행채냐 코픽스냐 보다는 개인별로 가산금리의 차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5대 은행이 지난 3월 취급한 주담대의 가산금리는 1.07~3.48%에 달한다. 같은 기준금리를 사용하더라도 가산금리에 따라 개인별로 대출금리가 천차만별인 이유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코픽스가 조금 더 예측 가능하고 은행채 금리가 예측이 힘들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큰 방향성은 같기 때문에 유불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등락의 속도와 폭이 차이가 있는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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