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펀드가 연초 이후 16% 이상 수익률을 올리며 날았다. 일본 지수 중 하나인 토픽스(TOPIX)가 버블경제 붕괴 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일본 증시가 활황인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엔저 효과와 탄탄한 내수 시장이 일본 경제를 뒷받침하는 만큼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일본 펀드 3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6.53%다. 북미를 제외한 해외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높다. 1년 수익률은 15.47%, 3년 수익률은 42.38%로 장기 수익률 역시 양호하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상품은 ETF(상장지수펀드)가 차지했다.
‘ACE 일본TOPIX레버리지(H)’ ETF의 수익률은 26.04%로 가장 높았다. ‘TIGER 일본니케이225’와 ‘KODEX 일본TOPIX100’ ETF의 수익률이 각각 17.53%와 16.62%를 기록했다.
공모펀드인 ‘신한일본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H)[주식](종류A1)’가 수익률 16.01%로 뒤를 이었다.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A’는 15.78%, ‘KB연금재팬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C 클래스’는 15.46%다.
일본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최근 일본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해서다.
이날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1.60% 오른 30573.93을 기록, 6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전날 닛케이225지수는 2021년 9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3만선을 넘어선 데 이어 또 상승했다.
지난 16일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버블경제 이전으로 회복했던 TOPIX 지수는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이날 2157.85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엔저로 인한 상장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높은 경제성장률이 증시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전날 발표된 일본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4%를 기록, 예상치인 0.2%를 상회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가 한국 대비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의 상대적으로 높은 내수 비중 덕분”이라며 “일본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세부 항목들 또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하는 것 역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지난해 2월 1만6000명에서 지난 3월 180만명까지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 수준의 66% 수준이다. 관광객 1인당 소비액은 팬데믹 이전 17만엔(약 165만원)에서 현재 21만2000엔(약 206만원)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일본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거 일본 주식을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일본 경제의 성장과 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일본 정부의 현재와 같은 경기부양 의지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유지된다면, 상승세가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멈춘다고 해도 다른 나라만큼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류 연구원은 “초 완화적 통화정책 출구전략이 시작되겠지만 일본은 물가 압력이 다른 국가 대비 크게 낮고, 고용시장도 견조하다”며 “긴축의 파급효과가 소비 감소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일본은 2분기에도 민간 소비를 바탕으로 한 성장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주가지수가 3만대에 안착할 수 있을 지는 향후 1~2주간의 동향이 관건”이라면서도 “현재까지는 3만500까지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예상했다. 이어 “3만500 이후에는 차익 실현 매물에 따른 조정 국면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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