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기업 에스엘의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인다. 현대차그룹 등 고객사 성장 수혜에 따른 기대를 고스란히 받으면서다. 자동차 부품사의 모멘텀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은 에스엘은 최근 10년래 최고 수준의 주가에 근접했음에도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 다시 10년래 최고 수준으로…현대차그룹 성장 수혜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에스엘 (38,500원 ▼200 -0.52%)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52%) 내린 3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최근 에스엘의 주가 흐름은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6일에는 장 중 연중 신고가인 3만9900원을 기록했고 전날에는 3만8700원으로 종가 기준 연중 최고점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9월 기록한 10년래 최고점에 근접한 수준이다. 에스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8일 4만원을 기록했고 장 중 고점으로는 지난해 9월13일 4만1150원까지 상승했다. 고점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세를 보이던 주가는 올해 연초부터 다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에스엘 주가의 상승은 높은 수준의 실적 개선 영향이다. 에스엘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2108억원, 영업이익 104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에스엘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1조1290억원, 영업익 572억원으로 에스엘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다.
이는 주요 고객사들의 생산과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엘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매출처는 현대차그룹 3사(현대차 (206,500원 ▲2,000 +0.98%), 기아 (89,900원 ▲1,800 +2.04%), 현대모비스 (229,000원 ▲6,000 +2.69%))와 GM이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지역은 전년 대비 71.9% 성장한 미국으로 주요 고객사의 실적 호조와 GM향 신규 수주 차종의 매출 발생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38.1% 상승했다”며 “에스엘은 국내 헤드램프 시장에서 약 70%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완성차 생산량 증가로 수혜했다”고 말했다.
“극심한 저평가”…목표가 올리는 증권가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에스엘의 호실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자동차 부품 업종의 향후 실적 개선 모멘텀을 풍부하게 보유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사 투자 기준에 대해 “매출처 다변화로 인한 매출의 확장성, 하드웨어 부품사의 전기차 신규 아이템 확장, 현대차·기아 판매 대수 성장의 미국과 인도 시장에 집중에 따른 부품사의 동반 진출 여부”라며 에스엘은 이 모멘텀을 모두 갖춘 업체 중 하나로 봤다.
에스엘의 미국법인은 올해 1분기에 순이익 14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고 인도법인의 순이익도 107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6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에스엘은 이뿐만 아니라 폴란드와 브라질에도 생산시설을 갖추고 수요에 대응한다. 고객사들의 전기차향 LED 램프도 공급 중이다.
모멘텀을 바탕으로 주가가 10년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증권가가 보는 현재 에스엘의 올해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5.3~6.7배 수준이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나 △다올 △삼성 △DB △유진 △상상인 등 다수 증권사들이 에스엘 목표주가를 높였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사들 대비 높은 LED 램프 적용 비중을 고려하면 여전히 극심한 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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