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동결된 의과대학 정원 3058명 중 수도권 비율이 34%인데 수련병원 전공의는 전체의 62%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수도권 쏠림 심화와 지역 의료 공백에 정부가 내년부터 지방 전공의 배치 정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수도권과 지방 전공의 비율을 5대 5로 맞춰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지역별 전공의 정원에 큰 변화가 없었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의예과 기준 의대 정원 3058명 중 수도권 내 의대 정원은 1035명으로 전체의 33.8%다. 하지만 레지던트 1년차 기준 지역별 전공의 정원을 보면 수도권 비율이 전체 3275명 중 2023명으로 61.8%나 된다. 서울만 보면 의대 정원이 826명으로 전체의 27%에 불과한데 서울 전공의 정원은 1280명으로 전체의 39%에 달한다.
반면 지방은 수련병원 전공의가 지역 대학 의대 정원 수 보다도 적은 경우가 많다. 경북은 의대 정원이 165명, 전체의 5%인데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은 전체의 0.7%인 24명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광주는 의대 정원이 250명인데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은 103명, 강원도 각각 267명, 101명으로 의대 정원 대비 지역에 남는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에 복지부는 지역 의대생들이 그대로 지역에 남아 전공의로 활동하고 이를 통해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병원의 전공의 정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공의 배치가 6대 4 정도인데 이를 5대 5 정도로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11월 내년 전공의 배치 정원을 확정해 발표하는데 이때 지역 전공의 정원 확대를 반영하겠다는 목표다. 그동안에는 지역과 진료과목별 전공의 비율이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돼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 의대에서 지역 인재를 많이 뽑고 있는데, 지역의 인원이 그 대학 의대로 가고 그 지역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으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다”며 “이런 걸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확충과 적정 의료 인력이 양성되도록 개선하려는 것으로, 오는 11월 전공의가 배정되는데 여기에 이를 반영하려고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 전공의 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전공의가 충원되지 않는다면 지역 의료 공백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도 레지던트 3479명 모집에 83.0%인 2888명만 충원됐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과 논의하면서 수련체계나 수련환경도 전반적으로 개선하려 한다”며 “다른 필수의료대책과 연계해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를 확충하려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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