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상단이 7%대에 육박하던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3%대 초·중반까지 빠르게 내리면서 전세 시장이 꿈틀대는 모양새다. 다만 업계선 최근 역전세·전세 사기 등의 영향이 여전하단 점,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누적돼 온 점에서 상승세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0.14~0.1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일반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연 3.32~6.12%, 청년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연 3.31~3.81%가 됐다. 고정형 전세대출 금리 역시 3.71%(단일) 수준이다. 전세대출 금리 하단이 3%대 초반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역시 하단이 3%대를 향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전세자금 대출 평균 금리는 신규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구매비용지수) 기준 연 3.56~4.56% 선으로 집계됐다. 상단은 6~7%, 하단은 4~5%에 육박했던 지난해 말과 대비되는 수치다.
전세대출 금리가 내림세를 타고 있는 것은 정부 차원의 금리 인하 압박과 함께 시장금리 하락으로 코픽스, 금융채 등의 준거 금리들이 하향 안정화 되는 데 따른 것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빠른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달엔 3.44%까지 반년 새 90bp(1bp=0.01%) 하락했다. 은행채 6개월물 금리(AAA등급)도 지난 17일 기준 3.700%로 지난해 11월 중 고점(4.682%) 대비 100bp 가까이 하락했다.
이렇듯 대출금리가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전세대출 감소 폭이 축소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 감소 폭은 지난 2월 2조5000억원에서 3월엔 2조3000억원으로, 다시 지난달엔 1조7000억원까지 축소됐다.
임대차 계약 중 전세 비중도 다시 월세를 추월하는 양상이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거래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 건수는 총 1만8260건으로, 이 중 전세 비중은 62.0%(1만1328건)에 육박했다. 지난해 12월 전세 비중이 47.7%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낮아진 가격·금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세포비아’의 진앙인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세계약 비중도 확대 추세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격 신고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의 연립·다세대 전세 거래량 비중 역시 49.7%로 월세에 미치지 못했으나 올들어 재역전하더니 지난달 60.2%까지 상승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본격적인 전세 수요 확대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누적돼 온 전세 수요가 시장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일부 되돌아오고 있는 국면이 아닌가 한다”면서 “역전세 등 난제도 남아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민병철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월세전환율이 6~7%가량인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3~4%로 낮아진 만큼 주거비용 절약을 위해 다시 월세보다 전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낮은 아파트에 비해 연립·다세대 등 빌라 시장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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