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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메일부터 카카오 합병, CIC 분사까지…’Daum’의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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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

카카오가 오는 15일 포털 ‘다음(Daum)’ 사업을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한다. 2014년 카카오와 합병 이후 9년 만의 이별이다.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쪼그라든 다음의 재도약을 위해서다.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과 포털 서비스인 다음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결국 각자도생을 택했다. 홀로서기를 시작한 다음은 포털 서비스 본연에 집중하며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한메일·다음 카페로 인기 얻었지만…메일 유료화·모바일 적응 실패로 내리막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2014년 5월2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다음-카카오 합병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1995년 설립한 다음은 국내 인터넷 트렌드를 열었다. 국내 최초 무료 이메일 서비스 ‘한메일’,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다음 ‘카페’, 검색엔진인 포털 ‘다음 검색’으로 시너지를 내며 글로벌 사업자인 야후를 제치고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2년 ‘온라인 우표제’라는 일종의 이메일 유료 정책을 발표하면서 많은 사용자가 이탈했다. 결국 2005년 네이버에 검색엔진 점유율 1위를 내줬다. 2010년대에 접어들어 모바일 시장이 열리면서 다음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네이버는 네이버 ‘앱’과 ‘네이버웹툰’, 메신저 ‘라인’ 등으로 글로벌 진출까지 성공하며 모바일 시장에 안착했다. 반면 다음은 PC에서 모바일로 변화하는 시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며 점유율을 잃어갔다. 이에 2011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음은 2014년 카카오와의 합병을 택했다. 합병 당시 국내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약 70%, 다음이 약 20% 수준이었다. 다음에게는 사업 다각화와 함께 모바일 시장을 공략할 기회였다. 당시 카카오는 이미 3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국민 메신저였다. 카카오도 다음과의 합병을 통해 지금까지 쌓인 포털 내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었고, 우회 상장으로 자금 활로도 열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다음과 카카오톡은 특별한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다. 모바일 서비스의 성장으로 포털보다 인스타그램·틱톡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검색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챗GPT를 접목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이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데다, 구글과 네이버(
NAVER) 등 기존 선두 사업자도 생성 AI(인공지능)를 접목한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검색 시장에서 다음의 입지는 점점 줄었다. 글로벌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 4분기 기준 국내 검색 엔진 점유율은 구글이 66.1%, 네이버가 28.55%, 빙이 2.67%, 그리고 다음이 1.35%다. 2018년 6월 15.43%까지 확보했던 점유율을 대부분 잃었다. 지난해 9월 다음 계정을 카카오 계정으로 통합하면서 변화를 꾀했으나 “카카오의 다음 지우기”라는 비판만 받았다.

매각설까지 나오지만…’자생력’ 증명 시도하는 다음


카카오의 제주 본사 스페이스닷원. 이곳은 기존에 다음의 본사였다. /사진=배한님 기자

결국 카카오는 ‘다음 CIC 분리’라는 강수를 뒀다. 포털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기획·인사·예산 등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카카오가 다음 CIC 분리 소식이 들리자 IT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포털 사업 매각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음의 검색엔진 점유율이 줄면서 포털 광고 매출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발표된 카카오의 2023년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다음’ 광고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포털 비즈’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한 836억원이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가 이날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을 일부 정리해 손익이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히며 다음 매각설에 더욱 힘이 실렸다. 카카오는 포털 사업 매각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이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확립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며 CIC 분리 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다음에게 남은 과제는 CIC로써 자생력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앞으로 다음은 포털 본연에 집중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검색 및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 다음 서비스의 가치에 더욱 집중하고 성과를 내고자 다음 사업 부문을 CIC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생성AI 시대에 발맞춰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 사업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헬스케어처럼 CIC에서 독립 법인으로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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