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AP=뉴시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계속된 통화긴축과 지방은행 파산사태로 한층 높아진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 노동시장의 강세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통해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했던 연준이 오는 6월에 11번째 연속 금리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외신은 진단했다.
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4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통해 지난달 비농업 고용이 25만3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8만5000개를 크게 웃도는 동시에 지난 3월의 16만5000개 증가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건강 및 교육 분야의 일자리는 7만7000개가 늘었고, 레저 및 접객 분야는 3만1000개가 증가했다. 지난 3월 1만1000개 감소를 기록했던 건설업의 일자리 수도 지난달에는 1만5000개가 늘었다. 블룸버그는 “(분야별 일자리 수는)앞서 설문조사의 77개 예측 중 3개를 제외한 모든 예측을 상회했다”며 “제조업의 고용도 예상외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4월 실업률은 3.4%로 전월치(3.5%)와 시장 전망치(3.5~3.6%)를 하회하며 지난 1969년 이후 5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5% 증가해 시장 예상치(0.3%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임금 상승률이다. 연간 임금 상승률은 4.4%로 경제학자들이 물가상승률 2%와 일치한다고 보는 3%를 훨씬 넘어섰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미국 비농업고용, 실업률, 시간당 임금 상승률 추이 /사진=블룸버그 |
CNBC는 4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와 실리콘밸리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지방은행 붕괴 위기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실제 경제성장 둔화 징후에도 노동시장이 특유의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보고서는 경제의 핵심 부분이 여전히 회복력을 유지하고, 추가 긴축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개념을 강화한 것”이라며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쳤다.
전문가들 역시 미국의 4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의 배경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루빌라 파루키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하고, 경제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연준이 이런 데이터와 인플레이션 수치를 바탕으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이미 기준금리가 높고, 지방은행 붕괴 위기로 신용시장이 경색됐다며 노동지표 강세에도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3일 연준의 0.25%포인트 인상 결정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5~5.25%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준은 이달 FOMC 성명서에서 지난 3월 성명서에 있던 추가 긴축 관련 문구를 삭제했다. 시장은 이를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시사로 해석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회의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노동시장이 여전히 ‘매우’ 견고하다고 지적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