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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규제 “만들자”면서…EU-美日 ‘온도차’,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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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사진제공=뉴시스

챗GPT가 촉발한 초거대 AI(인공지능) 경쟁이 뜨거운 만큼,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AI의 활용과 규제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EU(유럽연합)는 최근 ‘저작권 보호’ 중심의 새로운 AI 관련법을 적극 추진 중이며, 주요 7개국(G7)도 AI 규제를 핵심 논의 주제로 택했다. 다만 AI의 ‘활용’에 보다 무게를 둔 미국·유럽과는 온도 차가 드러나는 양상이다.

1일 닛케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일본 군마현에서 열린 G7 디지털·기술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AI 기술 개발에 대한 “위험 기반”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며 인권을 위협하는 “AI의 오·남용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등 신기술의 적절한 활용을 위한 △법의 지배 △적절한 절차 △혁신적 기회활용 △민주주의 △ 인권 존중 등 5가지 원칙에 합의했다.

오는 19~21일에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이 만나 AI 규칙을 논의한다. 앞서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달 20일 일본 언론에 “AI는 개발, 이용·활용, 적절한 규제 등 3가지 요소 모두 중요하다”며 “(올해) G7 의장국으로서 논의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커지는 ‘AI 규제’ 목소리…G7 논의 테이블로


G7 정상회의 의제에 오를 정도로 최근 AI 규제는 세계 각국에서 뜨거운 화두다. 지난해 11월 생성형 AI 챗GPT가 첫선을 보인 후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AI가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만큼 AI 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기 때문이다.

규제 논의가 가장 활발한 곳은 유럽이다. 일례로 이탈리아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 위반 가능성을 이유로 한때 챗GPT 서비스를 차단한 뒤 진상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또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EU 의회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했다면, 이를 공개하도록 하는 새로운 AI 관련법 마련에 합의했다.

EU의 기술규제를 책임지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지난달 30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AI로 생성된 이미지나 음악에 표식(labeling)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AI 저작권 법안이 “연내 정치적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요 7개국(G7) 디지털 기술장관들이 30일 일본 다카사키에서 회의를 마치고 단체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잡고 있다. 2023.4.30 /로이터=뉴스1

美日 ‘유연한’ 규제, 한국은…전문가 “AI 발전 고려해야”


G7이 함께 AI 규제를 테이블에 올렸지만, 온도차는 존재한다. 유럽과 달리 미국·일본은 규제가 AI 기술 개발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표정이다.

닛케이는 “유럽이 인권 관점에서 엄격한 규제를 검토하는 반면 미·일은 (규제의) 유연한 운용을 지향한다”며 “새로운 법에 의한 엄격한 대응을 목표로 하는 EU와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는 미일 사이에 절충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도 29일 토론에서 “(AI의) 위험 해소에 있어서도 기술의 개발이나 이용·활용을 저해하지 않는 형태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규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여러 갈래다. 정상조 서울대 법대 교수는 EU의 생성형 AI에 대한 저작권 규제 논의에 관해 “현재로선 저작권 공개의 효용성을 알기 어렵다. 법 취지가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국내에선 유사한 정책을 도입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는 (AI 학습용)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저작권 규제마저 있다면 AI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AI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도 “유럽의 AI 관련법이 실제 어떤 수준으로 적용될지는 따져봐야겠지만, 그보다는 AI 규제가 필요한 때가 됐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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