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에 투자받고 새로운 재원 확보할 필요”
(울산=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연구중심대학은 개교 20년이 죽음의 계곡입니다. 지금 14년 차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도 데스밸리를 뛰어넘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지난 28일 울산 UNIST 본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2023 UNIST 과학&ICT 콘서트’ 행사에 발표자로 나서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고 시작한 포스텍,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도 20년이 지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이유는 단순하다”며 “교수를 모실 때 보통 35세인데 20년이 지나면 평균 55세가 되고, 초창기 예산이 많을 때 투자한 장비가 20년이 지나면 노후 장비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하면 UNIST도 그 전에 투자받고 새로운 재원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대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11월 선임돼 임기를 7개월여 남긴 이 총장은 재임 기간 국내 대학 랭킹에서 5~6위 수준으로 UNIST를 끌어올렸고,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가 발표하는 피인용 횟수 상위 1% 연구자(HCR)도 10명으로 국내 최대 수준이 됐다고 자평했다.
재정 건전성도 늘리기 위해 울산 지역전형 인재 선발을 늘리며 지원을 추가로 받고, 발전재단 유치 금액도 2019년 68억원에서 현재 417억원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직 교원 수도 부임 전 3년 39명에서 부임 후 3년간 26명으로 줄였고, 학생들의 등록금 납부 학점 기준도 완화하고 부전공 필수 요건을 없애는 대신 연구·창업 활성화를 위한 동아리 활동 등을 강화하는 등 내실도 다졌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런데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도전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이 총장은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연구가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반도체, 탄소중립 분야 대학원을 만들고 산학협력에 나서는 등 국가적 수요에 맞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의사 과학자 육성을 위해 울산대학교 의과대학과 협력해 의예가 1학년생이 한 학기 동안 데이터 사이언스 등 교육과정을 듣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총장은 “UNIST의 지난 10년이 도전과 성장이었다면 이제는 ‘변화와 도약’, UNIST 2.0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데스밸리를 뛰어넘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행사에서는 김성엽 UNIST 공과대학장이 지난해 개원한 탄소중립융합원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성과들을 소개했다.
심재영 UNIST 정보바이오융합대학장은 지역 대상 AI 산학협력기관인 혁신파크를 소개하면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135개 기업을 대상으로 229명의 산업현장 AI 전문가를 배출했다”고 말했다.
shjo@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