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가 공격적인 투자로 ‘K스낵’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줄어드는 한국 내수 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해외 시장에서 ‘국민 간식’을 노리는 전략이다. 스낵이 한국 콘텐츠 열풍을 탄 ‘K라면’의 인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9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K스낵의 경쟁력을 키운 대표 주자다. 오리온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68.1%다. 오리온은 베트남에 젊은 인구가 많아 스낵류를 소비할 여력이 크다고 판단해 베트남 시장을 집중 공략해 왔다. 베트남에서 스낵을 즐기는 10대 연령층의 비율은 14%, 2040세대는 46%다. 반면 한국의 10대 비율은 9.1%로 감소하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729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6년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선 뒤 6년 만에 두 배 넘는 성장을 이뤘다.
포카칩의 현지 이름 ‘오스타’, 스윙칩은 ‘스윙’으로 출시돼 지난해 매출 700억원을 넘어섰다. 베트남 제사상에도 올라 화제가 됐던 ‘초코파이’의 매출은 2020년 850억원, 2021년 990억원에 이어 지난해 1200억원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해 제3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호찌민 미풍 공장에 생산라인 5개, 하노이 옌퐁 공장에 생산라인 9개를 구축한다. 2027년 모든 라인이 지어지면 제3공장 제외 연 8500억원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오리온의 중국 매출은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 중국 법인 매출은 지난해 1조2749억원으로 한국 매출 9391억원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중국의 초코파이 매출은 239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초코파이 매출은 한국 매출 830억원보다 많다.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잇는 K스낵의 대표 상품으로 키우고 있는 제품은 ‘꼬북칩’이다. 이번 달 베트남, 인도에 꼬북칩을 출시하기도 했다. 오리온은 2019년 꼬북칩을 코스트코를 비롯한 미국 대형 마트에 입점시켰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금은 수출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단계로, 현지 법인을 세우는 북미 진출은 추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과자에 이어 빙과 제품군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쌓고 있다. 2017년 인도의 하브모어라는 빙과업체를 인수한 게 대표 사례다. 지난해 인도에서 빙과 매출은 1544억원으로 994억원을 기록한 2021년보다 55% 성장했다. ‘설레임’이 대표 제품으로 현지에서 ‘시퍼블스(sippables)’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1월 인도에 5년간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세 번째 현지 공장을 지어 빙과류 성수기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서다. 롯데웰푸드의 해외 법인 매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카자흐스탄으로 지난해 매출 2338억원을 달성했다.
크라운제과, 해태제과는 내수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양사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각각 500억원 규모로 아직 국내 비중이 높다.
크라운제과의 새콤달콤은 호주에서 인기다. 지난해 매출 50억원을 달성해 2021년 30억원보다 성장했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으로 일본, 중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크라운 제과는 충남 아산에 신규 공장을 지어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아산이 평택항과도 가까워 제품 수출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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