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바이오는 2020년을 고점으로 최근까지 2년 이상 약세가 이어졌다. 지속된 시장가치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다수 바이오가 재무건전성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들어 여러 시장 전문가는 바이오 업종에 대해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주가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일부 바이오는 의미 있는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KRX 헬스케어 지수는 올해 들어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8일 종가는 2711.45로 2.9% 상승했다. 특히 이달 들어 중순까지 비교적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며 기대를 키웠다. 다만 지난 14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바이오에 대한 기대 요인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기조에 따른 성장주 선호 심리 확대, 낙폭과대에 따른 저평가 매수세 유입,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과 데이터 발표, 사업화 성과 등을 꼽는다.
이달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은 2021년 8월부터 장기간 조정 받고 있으며 금리 하락과 함께 최근 구조적 순환매와 낙폭과대 종목 중심의 주가 반등으로 수익률이 소폭 개선됐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3,000 +0.39%) 4공장 가동률 안정화, 국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 미국 출시, 유한양행 레이저티닙의 1차 치료제로 확대 가능성 가시화 등 펀더멘탈(기초체력)이 개선될 소재가 많다”고 분석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업별 사유는 상이하지만 제약 바이오 업종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2024년 모멘텀은 여전한 만큼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 위주로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보다 우호적인 평가도 나왔다. 위해주,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텍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금리 상승은 제한될 전망이며 유동성 축소 우려는 지난해 주가에 모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금은 바이오에 투자할 때”라며 “상장 바이오텍의 부진한 주가 때문에 신규 상장한 바이오텍의 기술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두 연구원은 에이프릴바이오 (22,200원 ▼200 -0.89%)와 지아이이노베이션 (20,900원 ▲600 +2.96%)을 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제약 바이오 업종의 분위기 전환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며 “올해 2분기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신약 허가 예상 일정이 몰려 있고 글로벌 빅3 암학회 일정으로 미국 바이오 업종이 단순히 순환매 이외에도 움직일 재료가 많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또 “정말 오랜만에 국내 바이오텍의 긍정적 임상 모멘텀을 기반으로 저평가된 기업들의 본업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약 개발의 경우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단 조언도 새겨들을 만하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항암제는 속도가 매우 중요한 만큼 경쟁약물보다 빨리 출시하는 게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 당연히 유리하다”며 “먼저 우수한 치료적 가치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또 “비항암제 신약은 데이터가 우수하다면 후발주자도 승산이 있다”며 “기존 제품보다 더 가치가 큰 적응증 혹은 신규 추가 적응증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바이오텍은 후발주자가 많기 때문에 2년 이내 빠른 시일 안에 제품을 출시하거나 매우 우수한 효능을 보여야 한다”며 “국내 바이오텍 후발주자들이 효능 개선과 신규 적응증 타깃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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