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11.13. |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칩 제조업체 ‘마이크론’에 대한 경제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미 백악관은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도록 해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악관이 오는 24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한국 정부에 이같이 요청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지난 3월부터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제품을 조사하고 있다. 미 정부가 첨단 반도체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보복’ 조치다.
마이크론은 세계 3위의 D램 업체인데, 중국 정부는 마이크론이 없어도 중국 기업들의 생존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시장을 지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이 건재하고 YMTC(양쯔메모리터크놀로지스)나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 같은 중국 기업의 D램을 쓸 수도 있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일 중국CAC의 조사 결과 마이크론의 중국 판매가 금지되면, 삼성전자 (65,000원 ▼700 -1.07%)와 SK하이닉스 (87,700원 ▼1,400 -1.57%)의 대중국 판매 확대를 자제해 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한 것. FT는 “백악관의 요청은 윤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민감한 시기에 나왔다”며 “미국이 인도 태평양 안보 지역에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의 협력해왔지만, 동맹국가에 자국 기업을 움직여달라고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 정부가 지난해 10월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반도체칩 수출규제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면제권을 부여해 준 점도 언급됐다. 두 회사는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다. 면제권은 올해 말까지 기한이 있는 만큼 미국 정부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과 삼성, 그리고 마이크론은 FT에 응답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만 “한국 정부로부터 요청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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