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신용대씨(42)는 지역농협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몇 달 전까지 연 7.08% 금리를 적용받고 있었다. 대출금액은 1억7000만원, 한 달 원리금 상환액만 115만원이었다. 대출이자를 낮추는 방법을 찾아다가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했고 금리를 6.58%까지 내렸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신씨는 “1금융권으로 갈아타려고 알아봤는데 인터넷뱅크 주담대 금리가 제일 낮았다”며 “예상 금리를 조회해보니 만기 35년으로, 금리를 3.71%까지 낮출 수 있었다”고 했다. ‘갈아탈 결심’을 한 신씨는 곧바로 대환대출 신청에 들어갔다.
인터넷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3%대가 대세가 됐다. 지난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신규 주담대 대출 중 절반이 연 3%대 이자로 나갔다. 주로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렸다가 금리 혜택을 보려는 사람들이 인터넷은행으로 몰렸다.
연 3%대 대출에 집중
24일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의 ‘3월 중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구간별 비중’을 보면 이런 흐름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신규대출 금액의 55.9%가 연이자 ‘3.5~4% 미만’ 대출에 집중됐다. 나머지 44.1%도 금리 4%대에서 다 소화했다. ‘4~4.5%’ 미만이 이자를 적용받은 대출 비중은 32.3%였고, ‘4.5~5%’ 미만은 11.8%였다.
케이뱅크도 비슷했다. ‘3.5~4%’가 전체 신규취급액의 절반 가까이(45.10%) 나타났다. ‘4~4.5% 미만'(44.3%)과 ‘4.5~5% 미만'(10.3%) 비중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시중은행에서도 3%대 주담대 불씨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인터넷은행에 비해선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달 5대 은행 중 3%대 금리로 대출이 나간 곳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정도였는데 전체 신규대출액 중 0.3~2.1% 수준에 그쳤다.
5대 은행의 평균 금리를 봐도 NH농협은행(4.48%), 하나은행(4.59%), 국민은행은(4.73%), 신한은행(4.82%), 우리은행(5.23%) 순이었다. 카카오뱅크(4.04%)와 케이뱅크(4.09%)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대환대출 비중 높아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인건비와 점포 관리를 해야 하지만, 인뱅은 비대면이라 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 시중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이 높다”고 했다. 지난 21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변동금리는 연 3.77~6.66%, 혼합형(고정)금리는 3.60~ 6.23%였다. 케이뱅크는 각각 4.09~5.82%, 3.97~5.10%였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고객이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갈아타는 ‘대환대출’ 비중이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달 대환 약정금액은 5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3배 늘었는데, 다른 1금융권에서 대출 금리를 낮추려고 넘어온 고객들이 대부분”이라며 “3%대 금리가 입소문을 타면서 대환 고객 비중은 작년 12월 말 25%에서 2월 말 31%로 3월 말에는 57%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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